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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보의 위선, 보수의 부패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민중가수로 잘 알려진 가수 안치환씨의 신곡이 화제다. 지난 7일 공개한 신곡 '아이러니'가 진보진영의 위선을 정면비판했기 때문이다. 양심적인 진보 인사들은 부끄러워하고, 보수 진영은 '그것 보라'는 듯 환호작약하는 분위기이다.

"일푼의 깜냥도 아닌 것이/눈 어둔 권력에 알랑대니/콩고물의 완장을 차셨네(중략) 꺼져라! 기회주의자여."

안치환의 비판은 신랄하고 아프다. 1970년대 독재와 부패를 풍자했던 김지하 시인의 '오적(五賊)'이 떠오른다. 김지하는 당시 지도층인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의 부패와 위선을 '을사오적(乙巳五賊)'에 비유했다. 시쳇말로 부패권력의 '내로남불'을 통렬하게 비판해 권력층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안치환의 신곡은 진보의 위선을 비판한다. '백만 촛불'로 집권한 권력 내부의 위선과 진보의 위기에 대해 경고의 휘슬을 울린 것이다.

이른바 '인국공 사태'와 '부동산 대란'은 이 나라 청년과 서민의 눈물과 아픔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안치환은 청년과 서민의 분노를 대변하고, 진보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그래서 아프고, 그래서 두렵다.

마침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부동산이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1가구 2주택이상 다주택 고위공직자의 주택 처분 방침에 따라 서울 반포 아파트와 청주 아파트 중 한곳을 처분해야 하는 데, '똘똘한 한 채'인 반포 아파트를 남기고 '영양가 없는' 청주 아파트를 처분한 데 따른 논란이다. 이 사안은 이미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시중에서는 분노 게이지가 임계치에 이르고 있는 형국이다.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동반하락하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합당한 처신, 합당한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김남국 의원도 "매우 부적절하다"며 공개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노 실장의 사퇴와 인적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 실장은 "청주 아파트는 오래 비어 있던 집이고, 강남은 가족이 사는 집"이라며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물론 그의 말대로 억울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핵심 참모라면, 더욱이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정부의 고위 인사라면 다른 선택을 해야 했다. 자신을 정치적으로 키워준 고향 집을 팔고 강남 집을 남겨두는 것은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노 실장의 선택은 청주 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위선적 행태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적어도 '촛불정부'의 청와대 고위 공직자라면 그는 억울하고 아깝더라도 반포 아파트를 팔아야 했다.

여권의 요즘 분위기는 총선 압승의 잔치는 끝나고, 설거지 거리만 잔뜩 쌓여있는 것 같다. 청년실업과 부동산 폭등, 남북 문제, 경제 위기 등 현안은 산적한데 일하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완장'을 차고 '콩고물'만 노리는 인사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내 눈에도, 안치환의 눈에도, 국민의 눈에도 훤히 보인다. 그런데 권력에 취한 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나 보다. 국민의 아우성과 지지자들의 경고가 들리지 않나 보다.

진보의 위선은 보수의 부패보다 위험하다. 민심은 권력의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하루 아침에 난파시킬 수도 있다. 정신 차려야 한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LBN 방송 회장을 맡고 있다.

인천뉴스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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