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수 한의학 박사

여름만 되면 설사 증상이 있는 분들이 늘어난다.
설사는 한의학에서 주로 속이 냉(冷)해서 온다고 보고 있는데, 그렇다면 뜨거운 여름철에 차가워서 생기는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금방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날씨가 더워지면 찬 음식과 찬 음료를 찾게 되면서 속이 점점 더 차가워진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소화기관이 건강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찬 음식이 들어와도 버텨내지만,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들은 찬물을 마셨을 때 바로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여름에 덥다고 찬 식음료를 과다하게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설사병이 났을 때 좋은 혈자리로는 천추(天樞)혈이 있다.
천추혈은 배꼽에서 양 옆으로 손가락 두마디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혈로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의 혈에 속하면서 동시에 대장(大腸)의 모혈(募穴)로 소화와 장쪽에 모두 관여하는 중요한 혈이다. 천추혈은 설사와 변비 증상에 모두 효과가 있다. 특히 설사의 경우에는 뜸시술을 많이 하게 되는데, 뜸은 집에서 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당 부위에 찜질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효과가 있다.

한방차로는 매실차가 좋다.
매실은 약재명이 오매(烏梅)라고 하며, 신맛이 나고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식당에서도 식사 후에 매실차를 주는 곳이 많은데, 실제로 매실차는 소화 기능을 돕고 입맛을 돋구는 효능이 있다. 매실은 장 기능을 원활하게 만들어주어 설사에 특히 좋은 효과가 있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생기는 설사병은 관리만 잘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감염병으로 인한 설사는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 감염에 의해 설사가 일어난 경우는 제대로 처치하지 않으면 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보통 감염으로 인한 설사에는 복통, 구토, 발열이 동반되므로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감염성 설사는 익히지 않은 음식, 오염된 음식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되므로 음식은 반드시 익혀 먹고, 오염을 막기 위해 손을 자주 씻어야한다.

한의학에서는 음양탕(陰陽湯)이라는 것이 있다. 음양수(陰陽水)라고도 하는데, 찬물과 더운물을 섞은 것을 말한다. 단순해 보이는 조합이지만 음양(陰陽)의 조화를 이루어 몸의 균형을 맞춰주는 의미가 있다. 가벼운 설사에는 음양탕(陰陽湯)으로 바로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더위에 지쳤다면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기보다는 음양탕(陰陽湯) 한잔으로 갈증을 달래길 권해본다.

신원수 세인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