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정선 버텀라인 대표

▲허정선 버텀라인 대표 ⓒ인천뉴스

“‘버텀라인’은...저에게는 ‘삶’ 자체입니다. 어쩌다 보니 저의 인생을 관통하고 있는 음악에 대한 열정은 물론이고, 영혼까지 갈아 녹인 장소가 되었네요.(웃음) 돌이켜 보니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음악이 좋고 사람이 좋아 견디고 버티다 보니 어느덧 27년이나 흘렀습니다. 그 마음을 보듬어 주듯, 최근 인천시 백년가게로 선정돼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자긍심을 갖고 운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허정선 버텀라인 대표는 최근 인천시 백년가게로 선정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통있는 3대 재즈클럽으로 손꼽히는 '버텀라인(Bottom line)'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인천 중구 신포로 23번길 23에 위치한 '버텀라인'은 개항기인 1900년 대 초반에 지어진 일본식 상가주택 건물 2층에 자리한 재즈클럽으로 올해 37주년을 맞았다.

1995년 이곳을 인수해 현재까지 버텀라인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허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주 찾던 버텀라인은 내게는 늘 선망의 장소였다”며 “버텀라인을 운영하던 친구가 미국으로 이민하면서 인수를 권유해 덜컥 맡게 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버텀라인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허 대표는 인천토박이로 부평에서 태어나 북인천여중을 다녔다. 당시 북인천여중 바로 옆 건물이 미군장교들이 드나들던 ‘유니버셜클럽’이었는데, 그곳 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소리가 교실까지 들려와 일찌감치 팝음악을 익힐 수 있는 감성이 자랄 수 있었다고 한다.

허 대표는 “당시에는 공부보다는 음악이 좋아 LP판으로 곡을 익히고 기타를 배우기도 했다”며 “박문여고 시절에는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음악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음악에 대한 그러한 열정과 꿈이, 결과적으로 나를 ‘버텀라인’으로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현재 버텀라인은 한쪽 벽에 유리창을 낸 것 외에는 특별한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수천 장의 LP판과 30년 넘은 턴테이블 그리고 꾸미지 않은 투박한 무대까지, 버텀라인은 근대건축물 특유의 감성이 그대로 묻은 특별한 공간감을 자랑하고 있다.

허 대표는 “공연자들은 특히 소리의 울림에 민감한데, 이곳에서 공연한 뮤지션들 모두 다시 이곳에서의 연주를 희망할 정도로, 연주에 깊은 만족을 표현 한다”며 “좋은 음향장비가 갖춰진 곳은 아니지만 높은 천장과 흙벽 등 근대건축물 자체가 소리의 울림을 깊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인천시 백년가게로 선정된 만큼 앞으로도 인천의 대표적인 재즈클럽으로 명맥을 유지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지금까지 버텨왔듯이 앞으로도 버텀라인과 함께 하는 삶을 이어 나갈 것”이라는 소박하지만 참 멋있는 소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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