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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럽] '코로나 사회'와 그 '적(敵)'들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이제 우리는 꼼짝없이 '코로나 사회'가 되었다. 정치도, 경제도, 외교도, 문화도, 심지어 종교와 교육 조차도 코로나가 핵심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생존은 물론이고 일상생활도 코로나의 지배를 받는 듯한 느낌이다. 국가간 정상회담 조차도 코로나가 핵심 변수가 되는 시절이다.

이같은 상황은 알베르 카뮈(1913~1960)의 소설 '페스트'의 분위기와 너무 흡사해 전율을 느낄 정도다.

카뮈는 페스트를 1947년에 발표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의 참혹함과 전쟁의 부조리를 페스트가 창궐한 프랑스의 도시 '오랑'으로 표현했다. 페스트가 휩쓴 도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는 장소를 서울로 바꾸면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로 치환된다. 1940년대 페스트가 창궐한 오랑시와 2020년 코로나19 2차 대확산의 위기에 직면한 서울은 섬뜩하도록 닮은 꼴을 하고 있다.

소설 '페스트'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평범한 소시민들로 페스트에 맞서는 방역연대를 구축한다. 의사 리외, 자유주의자 장 타루,   비정규직 공무원 그랑, 기자 랑베르, 신부 파늘루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부조리(페스트)에 맞서 '다중의 반항'을 하는 실존주의적 인간 유형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소설에는 이들과 달리 페스트를 이용하고 즐기면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는 인물이 나온다. 코타르라는 인물인데, 그는 과거 범죄와 불법의 삶을 살아온 자이다. 선량한 시민 타루는 그를 겨냥해 "페스트는 고독하면서도 고독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공범자로 삼는다"고 역설한다.

지금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일어난 1차 대확산 때 보다 이번 수도권 대확산이 더 위험하다고 보고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8.15 광복절 집회가 2차 대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부산과 경남 지역 일부 교회들은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 대면 기도를 강행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일부 전현직 의원들은 방역당국의 요청을 무시하고 집회에 참석해 비난을 사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했다는 비판이다.

의사협회는 오늘 부터 사흘간 2차 파업에 들어간다. 지난번 의사들이 보여준 대구와 경북에서의 헌신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냈던 시민들도 이번엔 등을 돌렸다.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온 국민이 고통받는 와중에 의대 증원 문제로 파업을 하는 것은 '밥그릇 싸움'의 전형이라는 비판이다.

전쟁과 공포 만큼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다. 코로나19 방역전쟁과 사회적 공포 속에서 우리는 두 부류의 인간을 본다. 의사 리외 처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인물과 코타르 처럼 개인의 악마적 사욕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마스크를 매점매석하는 상인, 방역당국의 지시를 거부하고 대규모 정치집회를 강행하는 정치인과 종교인, 방역현장을 떠나 파업에 나선 의사들, 이들은 모두 이 엄중한 '코로나 사회'의 코타루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공동체의 안정을 위협하고 혼란을 불러오는 '적'이다.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방역당국의 엄중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남양주시 국제협력 특별고문 등을 맡고 있다.

인천뉴스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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