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수 한의학 박사

아무리 쉬어도 피곤이 풀리지 않고 지속 되어 일상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힘들다는 분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특히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인들에게 많이 발병하고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일을 하면 금방 지치고, 나른한 몸 상태가 지속이 되며, 잠을 자도 피로가 계속되는 증세가 6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만성피로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과로, 과도한 스트레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 문제 등으로 보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허로(虛勞)라고 본다. “허(虛)”라는 것은 부족하여 약하다는 의미로, 피육(皮肉), 근맥(筋脈), 골(骨), 기혈진액(氣血津液)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로(勞)”라는 것은 너무 많이 사용하여 약해진 것을 말한다. 대부분 허로(虛勞)는 과다하게 사용하여 약해지고 부족하여 생긴다. 너무 많은 일을 해서 생기는 노권내상(勞倦內傷), 성관계를 너무 많이 해서 오는 방노상(房勞傷) 등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허로(虛勞)에 쓰는 처방은 대부분 보(補)하는 약성을 가진 약재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경옥고(瓊玉膏)라는 처방이 바로 허로(虛勞)에 쓰는 대표적 처방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경옥고(瓊玉膏)는 정수(精髓)를 채워 진기(眞氣)를 고르게 하며, 노인들을 젊어지게 하고, 정신이 맑아지고, 오장이 충실해지며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며 걸음걸이가 뛰는 말과 같이 빨라진다.”라고 되어있다. 물론 이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그만큼 효과가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듯 하다.

 경옥고(瓊玉膏)는 인삼, 복령, 생지황, 꿀을 중탕의 방법으로 오랜 시간 끓여서 만든 고(膏) 형태의 약으로 효과도 좋지만, 맛이 좋은 편이라 한약의 쓴 맛을 싫어하는 분들도 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또한 허로(虛勞)에 도움이 되는 혈자리에는 족삼리(足三里)혈과 기해(氣海)혈이 있다. 동의보감 허로(虛勞)편에 보면 허로(虛勞)로 인해 몸이 여위는 데는 족삼리(足三里)혈에 자침하고, 진기(眞氣)가 부족할 때는 기해(氣海)혈에 뜸을 뜨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만성피로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 적당량의 운동이 필요하며,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피로감이 오래 간다고 하여 모두 만성피로 증후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다른 질병이 원인이 되어 피로감이 생길 수 있으니,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신원수 세인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