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인천골목문화지킴이 대표)

 

▲월미도에 버려진 마루유 잠수정

1944년 2월 일본 시코쿠 에이메현 이요미시마시의 마루유 육군수송교육대(아하 아카즈키부대)에서 기초 잠항기술 교육을 마친 아카즈키부대 소속 군인들이 인천으로 왔다. 일본 해군의 잠항 교육은 5년이라는 장기간을 거쳐 실시했지만 아카즈키부대 군인들은 1년 미만의 기초 잠항만 하고 실전에 배치했다. 이와 같이 아카즈키부대 군인들이 짧은 기간 내에 잠항 교육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시급한 물자수송을 위해 건조 진행 중인 마루유 잠수정에서 최종훈련을 하는 것으로 했기 때문이다.

마루유 잠수정에 승선하는 아카즈키부대 군인들은 대부분 공업고등학교 기계과 출신의 전차병이었다. 그들은 군함에 관해서는 아마추어였다. 더욱이 잠수정 운용 경험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마루유호에 승선해서는 상세한 해도도, 자이로 컴퍼스도 싣지 않고, 항해술도 완전히 습득하지 못한 승조원이 많은 경우가 발생하면 앞서 가는 아군 잠수정으로 그대로 묵묵히 따라 가서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했다. 일본 해군은 이런 아카즈키부대 군인들을 목격하고는 고개를 절래 흔들며 “하룻 강아지들이 범무서운 줄도 모른다고 할까? 아무튼 풋내기들이 대단하다.”고 할 정도였다.

마루유 3001호에서 승선하기 위해 인천으로 파견된 아카즈키 부대 군인(이하 인천파견대)들은 잠수정 시험 훈련을 마치고, 일본으로 항해 중 적 잠수함으로 오인되어 일본 우선의 석탄운송선 이즈마루호에 부딪히는 공격을 받는다. 내압격벽의 자재가 일본 육군 전차용 16mm 장갑철판 덕분에 침몰되지 않고 무사히 생환할 수 있었다. 설상가상 부산항으로 수리를 받기 위해 회황하는 중에 일본 수송선단의 일본 해군 호위 함정 앞에 정체를 드러내면서 적군 잠수정으로 오인받아 공격을 당했다. 이때도 인천파견대 승무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오히려 당황해 호위함정이 먼저 지나쳤다고 한다.

결국 마루유 3001호는 두 차례의 오인공격을 받아 내압선체가 크게 훼손되어 군수물자 수송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로 인해  아카즈키부대 훈련 잠수정으로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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