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전국공무원노조 인천지역 본부장]

제5대 민선 자치정부의 닻이 오른지 10여일 남짓 흘렀다.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의미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일방 독주식의 국정운영에 맞서 범야권 대연합을 성사시켰고, 이른바 범야권 단일후보의 전략으로 수도권 특.광역 시장 두 곳을 제외하고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야권이 승리하였다는데에 있을 것이다.

물론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회의 구성을 보더라도 가히 야권이 압승하였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특히나 수도권 최초로 진보정단 출신의 기초단체장의 탄생은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전국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제 국민의 순풍을 받으며 출범한 민선 자치 5기는 승리의 기쁨과 환희를 뒤로하고 새로움 모습으로 다시금 국민의 준엄한 심판대에 올랐다는 사실을 각인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의 교훈은, 국민을 위해 복무해야 할 한시적 수임권력이 국민 앞에 겸손함을 잃고 오만과 독선으로 치달으려 할 때 국민은 준엄한 심판으로 그것을 꾸짖고 바로잡는다는 선례를 남겼다는데 있지 않나 싶다.

그러면서도 이번 범야권의 승리는 국민들의 마음이 실제로 범야권 진영에 있어서였다기 보다는 오만하기 그지없이 질주하는 한시적 수임권력을 제어하기 위한 반사적 결과물이었다는 사실을 또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범야권 후보로 당선된 많은 단체장 및 지방의원들이 깊이 새기고 이후 반면교사로 삼아할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 인천시 의회와 몇몇 기초단체 의회의 원구성 과정을 목도하면서 혹시나가 역시나로 표출되는 몇몇 우려되는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음에 벌써부터 걱정과 실망이 앞선다

이제 선거가 끝났다고 벌써 국민이 보여준 표심의 의미를 잊고 초심을 잃었는지... 그리고 범야권 연대의 정신을 잊었는지...

특히나 이번 범야권 진영에서 최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의 행태는 그야말로 초심을 잃은 다수당의 패권적 횡포이자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와 위상을 향해 내달리는 볼썽사나운 정치인의 이기적 마음의 극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그렇지 않아도 인천시의 경우는 이미 누적 부채가 10조 원에 가까워 선거 과정에서 내걸었던 공약사항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 지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다수가 되었다고 벌써부터 초심을 잃고 힘의 횡포나 몽니를 부린다면 언제 어느 때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의 마음은 돌아설지 모른다.

특히나 다시 한번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이번 제5기 지방선거에서의 범야권 진영은 반MB, 반한라당에 맞서 당초 5야당과 네 단위의 민주시민단체가 정책으로 연합하고 합의안 이른바 ‘5+4 정책연합’ 의 정신하에 치러졌고, 이것을 국민이 지지해주었다는 사실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자리. 교육. 복지. 주거주택. 보건의료. 환경. 비정규적 차별해소. 남북관계 및 대외정책 등 12개 분야의 정책합의와 그 구체적 방안으로서 사회공공서비스 일자리의 대폭확대. 청년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추진. 친환경 무상급식 등 국민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의 내용들이 공동 공약으로 합의되었음을 행정의 집행과정과 의정활동 과정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다.

이미 송영길 인천시장 및 각 기초단체장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시민들의 요구가 봇물 터지 듯 쏟아지고 있고 지역 언론에는 기대와 우려의 내용을 담은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4년이란 시간은 지나고 보면 바람처럼 그냥 지나가는 시간이다. 새롭게 지방정부의 진용을 바꾸어 준 국민들은 범야권 대연합하의 협치의 약속을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4년 후, 지금 국민들이 지지해 준 마음에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또 다른 심판의 도마위에 오를 것임을 다시금 아로새겨야 할 것이다.

바로 여기에 새로운 지방정부에 거는 기대반 우려반의 마음이 자리하는 것이다.

ㅁ 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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