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자회견 열고 급식실 노동강도 개선 등 촉구

“화상을 입었지만, 기간제 근로자가 2명이나 있고, 대체인력은 구할 수도 없어 붕대를 감고 일해요”

“신규입사자가 180만원도 안되는 첫 급여를 받고 충격받아 그만둔대요. 대타 좀 구해주세요”

“기간제가 구해지지 않아 무리해서 일하다가 다쳐서 병가를 써야하는데 우리 학교 급식이 큰일이 났어요”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 대규모 결원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학비연대)는 11일 오전 9시 30분 인천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 조리실무사 결원 대책 마련과 급식실 노동강도 개선 등을 인천시교육청에 촉구했다.

학비연대는 이를 위해 ▲폐암산재, 인원부족으로 고통 받는 조리실무사 대규모 결원사태 대책 마련 ▲노조와 약속한 대로 대체인력풀 즉각 마련 ▲대체인력 채용 서류 간소화 즉각 시행 ▲공공기관 수준 급식실 배치기준 마련 ▲신학기 급식실 산재 대책 즉각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학비연대에 따르면 2022년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2023년 조리실무사 배치기준을 하향 조정해, 300여명 신규채용이 진행됐지만 조리실무사 신규 채용자 미달사태가 일어났고, 3월 새학기 급식을 진행해야하는 조리실무사 정원 3,001명 중 기간제 채용 대상 인원은 320여명이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3월 한 달 동안 급식 조리사의 부족 인원은 150여 명이나 됐고, 학교별로 1명에서 4명까지 기간제 근무자를 구하지 못해 고강도 노동을 강요받아온 실정이라는 것이다. 3월 신규 채용된 조리실무사들도 고강도 노동을 버티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학비연대는 앞서 지난 2월부터 인천시교육청에 조리실무사 대규모 결원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으며 현재도 시교육청에 조리실무사 배치기준 준수와 조리실무사 결원대책, 대체인력제 시행, 급식실 노동강도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 중에 있다.

학비연대는 “현재 새학기가 시작된 지 2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30여 개의 학교 급식 조리실무사들의 조리실무사 정원이 채워지지 않았고, 연수구 송도에 위치한 A학교의 경우는 4명의 결원이 채워지지 않아 정상 급식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전국학교 급식 종사자의 3명 중 한 명이 폐 이상, 400여명의 폐암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으로 노동하고 있다”며 “이러한 실정으로 인해 급식실 종사자들은 조기 퇴사가 속출하고 더 이상 신규 채용자를 구하지 못해 4명이 할 일을 2명이 하고 있는 등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악순환에 놓여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2년 인천 학교급식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폐CT검진 최종결과 이상소견자가 47.73%로 전국에서 3번째로 이상소견자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전국적인 검사결과 폐 이상소견자가 10,324명이고 2023년도 전수조사를 할 경우 이상소견자, 폐암 확진자는 몇 배로 늘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학비연대는 “인천에 폐암 의심자는 15명이고 이 중 5명은 폐암 확진을 받아 투병 중에 있다”며 “고강도 저임금의 노동환경. 근골격계, 화상, 각종 사고에 이어 폐암까지 산업재해 백화점으로 전락한 학교급식실이 위태롭다”며 “인천시교육청의 안일한 인식과 무대책” 등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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