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

인천시는 10. 4 기자회견을 통해 '재정위기 지방자치단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여론에 대한 입장을 발표 했다.

배경은 행정안전부가 이달 중 지방자치단체 재정상황을 진단하고, 심사를 거쳐 다음 달 재정위기 지자체를 확정한다는 것. 그런데 인천시가 그 대상에 포함 될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인천시가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인천시가 '재정위기 지자체로 결정'되면, '지방채 발행과 신규 투,융자 사업(40억 이상)이 제한된다. 일정규모 이상의 신규 사업도 어렵다. 인천시로서도 급했던 모양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시의 입장을 밝혔다.

시는 현재의 채무비율이 38.9%로 '재정위기 심각 수준인 40%'의 코앞에 다가서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다만, 부채비율 증가 이유에 대해서는 정부도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즉, '예산조기집행과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지방채 발행 기준을 완화한 것이 정부'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2014 아시안게임의 경우 범국가적 행사로서 지방채 발행예외를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부채비율에서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고, 아시안게임 부채를 채무 비율에 포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유는 앞으로 지방채 발행을 할 수도 없고 결국 대회를 개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결국 정부가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법의 지방채 발행 한도 예외 취지'를 고려한다면 부채 비율은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방재정위기관리시스템' 시행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국가적 행사인 아시안게임 준비 및 도시철도2호선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표에 여론은 부정적이다. 오히려 '발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는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전문가 또는 시민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가' 의견이 분분하다.

이렇게 되묻고 싶다. 내년부터 두 사업(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2호선) 이외엔 지방채 발행 사업은 없을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이미 내년도 예산에는 두 사업이외도 상당 현안추진 사업에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그리고 세출은 줄여 나가야 한다. 재정위기 극복의 상식이다. 그러나 발표된 자료는 7% 고도 성장률을 임의로 설정했고, 세입을 크게 늘려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이 현실적인가 하는 것이다. 현실적이지도 않은 6.8공구 매각, 그리고 정부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의 국비 지원 선투입비 3,600억 원의 지방채 발행도 그렇다.

그리고 좀 더 진지하게 사실 그대로를 시민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수차례의 토론회가 있었다. 이제 이 문제는 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여론이 점차 팽배해 지고 있다.

특히 시의 발표를 보면서 '2014 아시안게임을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와 도시철도 2호선을 4년 앞당겨 2014년에 꼭 준공해야 하는 이유에 더 큰 의문을 제기한다. 1조 5천억 원의 빚을 추가발행해서 두 사업을 고집하는 이유, 재정 파탄보다 더 중요한 이유 말이다.

재정위기를 이유로 공공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정부의 인상기준을 훨신 초과했다. 재정위기를 서민들에게 돌린 꼴이다. 주차장, 공원, 버스, 지하철, 하수도 등 각종 공공요금이 인상된다. 이렇게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시 정부의 행태는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

알토란같은 송도 땅 매입·매각의 문제도, 이월사업의 중단 여론도 그렇다. 땅을 매각하고, 추진 중인 사업은 중단한다면서, 공약이행이라고 새로운 사업들을 벌여 나간다면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 두 현안사업 때문에 복지현장에 고통을 감내하라는 건 더더욱 문제다. 

소통해야 한다. 시민은 알 권리가 있다. 이제 시 재정문제를 전면에서 제기했던 시민단체들이 더 큰 고민에 나섰다. 지역의 원로, 전문가, 언론인, 단체 활동가, 시민들을 모셔서 '시민主權과 재정自治權 찾기 시민行動'을 결성(출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민행동은 재정분권 운동과 19대 총선을 통해 시의 재정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시민의 주권 찾기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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