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자원봉사

만수1동 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자들이 한 달에 한 번 샌드위치를 만들어 간식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한다고 해서 찾아갔다. 1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서 부산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식빵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렇게 많은 식빵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자원봉사자들은 식빵의 딱딱한 테두리를 칼로 잘라내고, 단호박과 참치 고명을 두 겹의 빵 사이에 골고루 발랐다. 다시 네모난 빵을 대각선으로 잘라 세모난 두 조각으로 만든 다음 비닐봉지에 단호박 샌드위치와 참치샌드위치를 각 한 조각씩 넣어 잘 포장했다. 나름 여러 공정이 마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 회원들의 손발이 척척 맞아 1시간만에 200인분의 샌드위치가 만들어졌다.

나도 그 틈에 끼어 함께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쉬운 일처럼 보였지만 실제 해보니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었다. 방심하면 고명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거나 하는 불량품이 만들어졌다. 일하는 속도가 서로 다르면 어느 한 공정은 지체가 되어 조화가 깨졌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은 옆 사람의 작업을 주의 깊게 보면서 자신의 속도를 그에 맞추면서 점점 몰입해 들어갔다. 어느새 내 이마엔 땀이 맺혔다.

그와 함께 자원봉사자들과 마음이 점점 하나가 되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처음 본 분들도 많았는데 낯설음은 사라지고 친근한 이웃이 되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옆에 계신 분이 웃으며 말한다.
“힘들죠? 한 달에 한 번이라 해서 우습게 보면 안되요. 우린 몇 년째 계속하고 있는데 계속 한다는 게 중요하죠. 별 거 아닌 간식거리지만 어르신들도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리세요.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거든요.”

막 숨을 돌리려는 찰나, 복지관, 아동센타 등 여러 기관의 사회복지사나 자원봉사자들이 차례로 와서 필요한 만큼 샌드위치를 챙겨 가지고 갔다. 순식간에 테이블 위에는 빵부스러기들만 남았다. 남은 고명을 먹어보니 참 맛있었다. 나는 이 고명을 누가 만드셨는가 물었다.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고요, 식빵을 기부하는 빵집에서 함께 만들어 보내는 거에요.”  
“그래요? 매번 보내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텐데요.”
“재료비를 후원하는 봉사단체가 따로 있어요.”

나는 이 날 봉사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 먼저 한 달에 한번 참여하는 작은 봉사지만 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마음이 합해져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원봉사도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더 큰 행복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간식은 몸의 양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마음의 양식이 된다는 것도 알았다.

봉사단체에 후원금을 내는 회원들, 식빵과 고명을 만드는 빵집, 샌드위치를 만드는 자원봉사자들,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전달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손길과 마음의 사이클이 계속 돌아가서 우리 마을의 온기가 유지되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너무 깨달음이 많아 머리는 무거웠지만 기분은 하늘을 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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