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지길

 

갈매기와 손을 맞잡고 바다 위를 난다.

파도에 몸을 싣고 해파랑길 걷는다.

고운 모래밭에 천 년의 발자욱을 남긴다.

할배소나무와 할매소나무는 니캉 내캉

감포 바닷물이 마를 때까지 천년만년 살자 한다.

앙숙이던 다물은집과 안의원집이 마주보며 웃는다.

해안을 따라 둘레길을 거닐면 갯내음과 태양이 키운,

해국이 바위와 깍지를 끼며 파도와 숨바꼭질한다.

 

-계간 아라문학 창간호에서

박양추

경주 출생. 2013년 ≪리토피아≫로 등단.

 

둘이 둘이가 사랑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도 행복하게 만든다. 사람은 본래 섬이어서 그 속으로는 누구도 들어가기 어렵다. 들어간들 하나 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돌아 나오면 다시 섬으로 떠 있다. 그래도 우리는 더불어 사는 법을 열심히 배우고 산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용서하는 법을 배운다. 외로운 사람이 없어야 나도 덜 외롭다. 상처 받는 사람이 없어야 나도 늘 행복하다. 모든 사람들이 어울려 손 맞잡고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편 가르기로 상처 받는 사회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장종권(시인)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