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대학교 민동욱(인천남동소방서 구급 현장실습생)

요즘 유행하는 ‘1.2kg.1.2kg’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고기 한 근이 600g이다. 1.2kg은 두 근, 즉 저 말은 ‘두근두근’이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다.

제가 남동소방서에서 실습을 하게 돼 ‘1.2kg․1.2kg'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었다. 왜냐 하면 병원에서는 환자를 받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엔 직접(옆에서 보조만 하지만) 처치를 하고 병원에 인계를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실습 첫날!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전날 밤에 잠을 설쳐 충혈된 눈으로 인천 남동소방서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 첫발을 내딛는 순간엔 정말 내가 소방서에서 실습을 한다는 생각에 감개무량했다. 첫날부터 안좋은 인상을 남기기 싫어서 정장을 입고 출근을 했다.

‘구조·구급팀’이라는 팻말을 보고 심호흡을 한 뒤 들어갔는데 정말 긴장이 많이 됐다.

그때 같이 들어간 경동대학교 응급구조과 학생 3명도 같이 있어서 더 긴장이 되었던 것 같다. 안전하게 다치지 말고 실습 잘 끝내라는 이야기와 안전교육을 받을 후 내가 앞으로 실습을 하게 될 간석119안전센터로 오게 되었다.

첫 주는 정말 무난하게 지나갔다. 뭔가 허탈함이 있었지만 아직 2주가 남았기에 찝찝한 기분을 떨쳐버리고 둘째 주로 넘어갔다.

이번에도 무난하게 지나가나 하는 생각을 할 때 출동벨이 울렸지만 별로 기대감은 없었다. 현장 인근에 도착하고 V/S을 체크할 수 있는 가방을 챙겨 현장으로 갔다. 환자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는데 문득 직감이라도 한 걸까 나는 무의식적으로 가방을 옆에 내려놓고 일어났다.

동시에 옆에서 목격자분이 숨을 쉬지 않는 것 같아 CPR을 했는데 잠깐 돌아와서 멈췄다는 말을 했다. 같이 출동한 선배님께서 맥박을 체크함과 동시에 AED를 요청하였고 바로 CPR을 시작하셨다.

나는 헐레벌떡 내려가 AED를 챙기고 급하게 계단으로 뛰어 올라왔는데 어찌나 급했는지 발까지 헛디뎌 정강이를 찧은 것도(나중에 병원에서 알았다) 모르고 현장으로 올라갔다.

선배님은 바로 AED 패드를 환자에게 붙여 분석을 하였고, 제세동이 필요하다는 말의 환자 주변에서 모두 물러난 것을 확인하고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바로 다시 CPR을 실시하였고 환자의 호흡과 맥박이 수분도 걸리지 않아 돌아왔다.

우리는 환자를 구급차에 싣고 가천의대 길병원으로 이송을 했고, 병원에 가서 그 환자분이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환자의 예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병원에 인계 후 센터로 돌아오면서 환자를 걱정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날의 일을 상기시키면 아직도 짜릿하고 뿌듯하고 이 길을 걷고 있는 선배님들이 자랑스러웠다.

119에서 1급 응급구조사를 채용하고 선배님들이 일을 하지만 아직 정착이 잘 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그 일을 겪고 나서 내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왠지 모르게 홀가분해졌다.

이제 나의 실습도 이번 주 금요일부로 끝난다. 실습기간 3주,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에게 정말 강렬한 인상을 준 시간이 되었다.

아직은 우리 선배 응급구조사들이 일을 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몇 년 더 지난다면 정말 잘 정착이 되어 일하는데 불편함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응급처치를 환자에게 제공하게 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후배의 입장으로서 다시 한 번 선배 응급구조사분들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실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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