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동경찰서 간석지구대 경위 김형창

▲ 인천남동경찰서 간석지구대 경위 김형창
눈 감은 운전자들, 눈 먼 자동차들이 가져오는 재앙은 순간치고는 너무나 엄청나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작년 한해 국내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3231건을 조사한 결과 사고원인 1위는 졸음운전 21.4%으로, 이는 사고 차량 5대 중 1대가 졸음운전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어찌 작년 한 해 뿐일까. 실제 사고가 나지는 않았지만 졸음운전을 했던 사람의 비율까지 합한다면 이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다.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60㎞ 이상으로 달리면서 2초 동안만 졸아도 농구장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의 거리를 휩쓸어버리게 되는 셈이니, 가히 섬뜩하지 않을 수 없는 수치다.

교통 및 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루 6∼7시간 잔 사람은 8시간 잔 사람보다 두 배가량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고, 5시간 이하로 잔 사람은 4배나 더 위험하다고 한다.

또한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예상대로 새벽 시간이 가장 많다. 하지만 점심 식사 이후 오후 2시 안팎의 시간이 두 번째로 위험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무시무시하고도 엄청난 재앙을 가져오는 졸음운전을 쫓아내고 안전운전으로 가는 동반자는 있을까? 답은 있다! 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졸음운전의 가장 좋은 방지법은 잠을 자는 것인데, 고속도로 중간 중간에 설치되어 있는 ‘졸음쉼터’를 가장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졸음쉼터가 있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작년 상반기에 353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설치 전에 발생한 663건에 비해 47%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착시간과 목적지를 정해놓은 운전자들에게 ‘잠시 차를 세우고 자라’는 충고가 귀에 들어올 리 없다.

하지만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필요한 취침시간은 10분이면 충분하다. ‘졸음쉼터에서의 10분간 휴식’ 이것이 재앙으로부터 막는 최선의 지름길임에도 어찌 방심할 것인가.

국토교통부는 졸음쉼터 설치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작년 29곳(고속도로 21, 국도 8)을 2017년까지 총 230곳으로 늘릴 계획이라 한다.

자동차회사들이 해마다 수백억 원을 들여 ‘졸음방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졸음운전을 하는 사람이 많고, 다른 이유로 인한 사고에 비해 그 피해 정도가 너무나도 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안전은 남이 지켜 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지키고 대비하는 습관이 몸에 배일 때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문화로 정착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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