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경찰서 간석4파출소 순경 안승언

▲ 순경 안승언
2년 전 중국의 상해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발행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지도 책자를 구입하여 갔는데 새로 생긴 몇 개의 지하철노선과 대규모 개발로 인해 지도가 맞지 않았다.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의 화려함과 중국의 경제 발전 수준에 감탄을 했다. 그러나 교통문화의 수준은 아직 제자리걸음인 듯 했다.

한번은 한국에서 그랬듯 무심코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중국의 차들은 정차하지 않고 경적을 울리며 보행자 주변을 쌩쌩 달려갔다.

너무 깜짝 놀라 당황 하는데 함께 건너던 중국인들은 이런 상황이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 모습이었다. 황당한 일을 겪고 나서는 언제나 파란 신호에도 양 옆을 보면서 달려오는 차를 피해 건너가야만 했다.

나중에 들은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파란불에도 차가 달려오면 사람이 멈춰야 한다고 한다. 사람의 가치를 그리고 교통문화 수준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 했다.

마지막 날에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푸동공항으로 가려고 중국택시를 탔는데 앞의 차량들이 속도를 못 낸다는 이유로 수없이 경적을 울리며 과속하는 모습에 짜증이 날 정도였다.

중국의 첫 이미지는 이렇게 교통문화 하나로 좋지 않은 기억이 되버렸다. 교통문화는 그 나라의 수준과 문화의 척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통문화 수준은 어떨까?

지금은 의식수준이 많이 높아졌지만 안타깝게도 OECD 국가 중 교통사고 사망률은 아직도 높은 수준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문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은 것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 경찰도 유기관과 협력하여 교통시설 확대, 교통안전교육과 과속통제 및 다양한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한 것은 운전자, 보행자 등 시민의 의식을 바꾸는 일이다.

안전벨트 생활화, 규정속도 준수, 무단횡단 하지 않기, 음주운전 금지 등 우리가 잘 알고 손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다.
 
거창한 구호도 필요 없다. 기초질서부터 지켜나가는 것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선진 교통문화의 첫걸음이다. 또한 교통문화도 그 나라의 수준과 국민성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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