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동서 학대전담경찰관 윤대길

▲ 남동서 학대전담경찰관 윤대길
버릇없는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한다. “요즘엔 얘들을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저런다” 라고...“요즘 얘들은 온실에서 자란 화초와 같다” 라고...

하지만 지나치게 보호를 받는 아동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이들도 있다.

바로 방임아동들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아동학대의 4가지 유형중 약 19%가 방임이라고 한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다른 학대 유형에 비해 적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학대업무를 전담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우리 주변  곳곳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방임 상태에 놓인 아동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우리 눈에 띈 아동들은 이미 곪을데로 곪아 터져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이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일부 부모는 자신이 아동을 방임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은 아이를 강하게 키운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본인도 그렇게 자라 왔으니 괜찮다고.

그런데 정말 괜찮은 걸까?

방임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의 경우 또래에 비해 학습능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뿐 아니라, 112신고가 접수된 방임 의심 가정을 확인하면서 실제로도 방임 가정의 아동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거나 학습능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혹시 지금 내 이웃에 사는 아이의 청결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의기소침해 있는데도 그냥 가난한 가정이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는 걸까?

그 아이는 누군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바로 112로 신고하자. 우리들의 작은 관심만으로도 그 아이는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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