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풍미했던 두 스트라이커의 사령탑 맞대결

‘인천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더 이상의 경인더비는 없다. 이제는 仁京戰(인경전)이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인천유나이티드는 오는 17일 일요일 오후 6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펼쳐지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0라운드에서 황선홍 감독의 FC서울을 상대로 승점 3점 사냥에 나선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스트라이커 출신 ‘늑대군단의 수장’ 김도훈 인천 감독과 ‘돌아온 황새’ 황선홍 서울 감독이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20라운드에서 두 감독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늑대군단의 수장’ 김도훈 인천 감독

김도훈 감독은 데뷔 2년차에 들어서며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 강한 체력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창단 최초로 FA컵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늑대축구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연일 화제가 되었다.

이번 시즌 역시도 초반 부진을 털고 6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도훈 감독이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조건을 앞세워 착실히 준비해온 결과 인천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시기적절한 교체 타이밍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간 김 감독은 주로 전반전에 상대 수비진의 힘을 빼놓고, 후반 들어 한 방을 지닌 교체 요원을 투입해 승부를 보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진성욱이 특급 조커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면 올 시즌에는 송시우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송시우는 경기종료 직전에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는 이른바 ‘시우타임’으로 팬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유연하게 전술을 구사한다. 지난해 4-1-4-1 포메이션으로 재미를 본 김 감독은 올해에도 같은 전술을 내세웠으나 결과가 도출되지 못하자 과감하게 시즌 중 3-5-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다수 감독들은 조직력 및 전술 이해도 면에서 적지 않은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에 전술 변화를 꺼리지만 인천은 과감한 변화로 현재의 상황에 딱 맞는 전술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돌아온 황새’ 황선홍 서울 감독

황선홍 감독은 소문난 지략가다. 2010년 부산에서 FA컵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포항을 이끌며 2012년 FA컵 우승, 2013년 K리그 최초로 더블(리그, FA컵 우승)을 달성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2013년에는 열악한 재정 지원속에서도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만으로 더블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황 감독은 도전적인 전술 및 유망주 육성 등에도 큰 점수를 받고 있다.

포항 시절 황 감독은 세밀한 패스플레이를 펼치는 일명 ‘스틸타카’를 완성시킨 장본인이다. 또한 이선 공격 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한 ‘제로톱’ 전술을 통하여 이명주, 김승대, 문창진 등 유망주 육성에도 성공했다.

무엇보다 그는 선수 개개인 특성 파악에 심혈을 기울이고, 따뜻하게 다가가면서도 강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기로 유명하다. 포항 감독직 사임 후 유럽 축구를 접하며 더 성숙해졌을 그의 축구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 감독직을 수락하며 복귀한 황선홍 감독이지만 현재의 흐름은 좋지 못하다. 복귀 후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은 적응 기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결과가 반복되면 좋을 것이 없다.

황선홍 감독은 하루 빨리 자신의 축구철학과 서울이 가진 장점을 조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직은 헤매고 있는 서울이 얼마나 빨리 다시 축구 색깔을 찾느냐가 이번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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