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만석동 우리미술관 전시 오픈

이민우, <끈적한 자유낙하> 사진에 관한 사진전(8.10~8.21, 아트플랫폼)
사진그룹 이마고, <Remember 2004, 화수부두>전(8.12~9.20, 우리미술관)

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김윤식)이 운영하는 구도심의 문화공간, 인천아트플랫폼과 만석동 우리미술관이 8월을 맞아 2개의 새로운 사진전시를 선보인다.

먼저 인천아트플랫폼은 2016년 7기 국외 입주작가인 이민우(Minwoo Lee, 캐나다)의 개인전 <끈적한 자유낙하 Viscous Free Fall>를 10일부터 2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G1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한편, 마을의 문화 사랑방을 지향하는 동구 만석동의 우리미술관은 12일부터 9월 20일까지 열리는 사진그룹 이마고의 <Remember 2004, 화수부두>전을 준비했다.

이민우는 캐나다 국적으로, 2016년 6월에서 8월까지 인천아트플랫폼 국외-시각예술 분야 입주작가로 활동하였으며, 그동안의 연구 및 창작 내용을 전시를 통해 보여준다. 그는 ‘사진’을 다루는 ‘사진작가’로 불리지만, 사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나 개념과는 다른 작업을 선보인다. 사진에 ‘찍힌 대상’ 즉 피사체가 존재하지 않는 작품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사진에서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은 작가가 카메라를 사진의 주제가 되는 피사체 쪽으로 방향을 잡고 셔터를 눌러 필름을 빛에 노출시키고, 이 필름을 현상하며, 인화지에 이미지를 확대, 인화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된 요즘은 현상, 인화라는 화학적이고 물리적인 변환 과정이 사라졌는데, 이민우는 바로 이 사라진 지점에서 사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탐구해 보기로 한 것이다.

즉 찍어야겠다는 대상을 선택하지 않은 채, 화학적 과정을 통해 이미지가 스스로 나타나도록 하면서, 사진이 자체적으로 물성을 획득하도록 한다. 이를테면 사진 인화지를 화학용품에 수직으로 넣었다 빼는 과정을 반복해 인화지 위에 얼룩이나 유기적인 액체성이 형상적으로 강조되도록 한다. 이는 인화지를 수평으로 액체에 끝까지 잠기도록 해 얼룩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기존 방식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얼룩이 생긴 사진 인화가 실패작으로 간주되는 통념과는 반대이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인천아트플랫폼과 주변 환경 및 인물들을 촬영한 작품도 있다. 하지만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촬영된 풍경이나 인물이 아니라 이 폴라로이드 사진들의 뒷면이다. 이민우 작가는 인화되어 나온 폴라로이드 필름의 뒷면을 전시장 벽에 붙여 놓고, 코팅 부분을 일부 벗겨내어 관람객이 희미하게 남은 흔적만으로 사진 앞면의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청사진 기법(cyanotype)을 활용한 작품도 있다. 가장 간단한 청사진은 초등학생들이 감광지 위에 나뭇잎 등의 물체를 놓고 빛을 쏘여 만드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같은 원리이지만, 작가는 감광지를 수평으로 놓지도 그 위에 물체를 얹어 일부러 햇빛에 내놓지도 않는다. 단지 감광액을 하얀 전시장 벽에 겹겹이 바를 뿐이다. 칠하는 과정에서 감광액의 일부는 벽에 발라지겠지만 일부는 바닥으로 흘러내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먼저 바른 곳은 점점 진해지고, 새로 바른 곳은 아직 연한 색으로 남아 있다. 덧바르는 시간 동안 빛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민우 작가는 이렇게 인화지 혹은 감광지 위에 드러난 이미지 자체보다는 ‘이미지를 드러나게 만드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미지와 그 이미지가 자리 잡은 표면 간의 긴장 관계를 탐구하고 그것을 작업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민우의 작업에서 피사체에 의존하여 만들어지는 회화적 공간(pictorial space)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더라도 화학적 처리 과정에서 임의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때문에 작가는 사진이 ‘정체성 없는 매체’ 그리고 ‘슬픈 매체’라고 말한다. 사진은 거울처럼 대상 없이 존재할 수 없거나 존재하기 힘든 매체로, 대상을 표방하고 표면에 담기만 하지, 사진 자체의 본질적인 물질이나 물성을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회화처럼 두께감이나 겹(층)을 갖지 못하고 항상 편평한 표면에 깊이감은 없다.

인천아트플랫폼 이영리 큐레이터는 “이민우의 이번 전시는 사진의 존재 방식을 다르게 다루어 보려는 시도”라며 “그의 작업 과정에서 이미지는 흔히 이미지의 자리라고 여겨지는 ‘표면’으로 곧장 떨어지길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이민우의 작품에서 이미지는 ‘끈적’하게 흘러내리는 화학적 과정에서 이미지 고유의 자리를 느리게 요구하고, 표면에 붙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표면과 이미지 ‘사이’를 비집고, 그 사이에 안착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전시는 이번달 21일까지 계속되며, 무료다. 관련 문의는 인천아트플랫폼(032-760-7005)으로 하면 된다.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는 사진그룹 이마고의 <Remember 2004, 화수부두>전이 열린다.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사진그룹 이마고는 『빛이 머무는 공간에 서다』(선광갤러리, 2015), 『물 위로 바람이 불다』(사진공간 배다리, 2013) 『들물, 인천의 포구를 말하다』(인천아트플랫폼, 2011), 의 전시를 열었으며, 특히 화수부두를 소재로 2004년부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Remember 2004, 화수부두>는 이마고(류재형, 고유진, 구선삼, 김선정, 김용길, 박세원, 박현수, 손종관, 이시영, 이애자, 이재학, 이종훈, 이충훈, 최정숙, 최항식)가 12년 전 『화수부두전』 에 담았던 설치작품 12점과 2016년 현재의 같은 위치에서 촬영한 사진 12점을 함께 전시해 화수부두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김보섭 초대전 <바다사진관>에 이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화수부두의 2004년부터 2016년 현재까지의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낸 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전시 오픈일인 12일(금)에는 특별 행사로 ‘Remember 2004, 화수부두 토크쇼’(8월 12일 금요일 18:00~19:00)가 준비되어 있다. 이때 통기타 연주와 함께 사회자가 토크쇼를 진행할 계획이며, 12년 전부터 이마고와 인연을 이어온 화수부두 주민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화수부두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라며 “화수부두를 각자의 개성어린 시각으로 담아낸 15명의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전시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오픈행사 참여와 전시는 무료이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전시정보]
○ 이민우 개인전 <끈적한 자유낙하 Viscous Free Fall>
- 전시기간 : 2016.8.10(수)~8.21(일)
- 전시장소 : 인천아트플랫폼 G1 갤러리
- 오 프 닝 : 2016.8.10(수) 오후 4시
- 관람시간 : 12시~18시

○ 우리미술관 초대전_이마고 사진전 <Remember 2004, 화수부두>
- 전시기간 : 2016.8.12.(금)~9.20(화)
- 오 프 닝 : 2016.8.12.(금) 오후 6시
- 관람시간 10:00~18:00(입장은 관람시간 종료 20분 전까지 가능)
- 문 의 우리미술관(032.764.7664)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