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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원 칼럼] 기후변화와 에너지 격차

           -기후변화와 에너지 격차

   
 
  @고성원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지난 7월말 쿠웨이트의 한 지방에서는 낮기온이 지구 기상관측사상 가장 무더운 54℃까지 치솟는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 이라크와 인도에서도 각각 50℃가 넘는 극단적인 무더위가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7월 지구의 평균온도는 16.4℃로 지난해 같은 달 15.5℃보다 무려 1℃ 가까이 상승했다. 기상관측 이래 지구의 평균 온도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6년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지역에서도 이상 고온과 열돔(heat dome)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온실가스 같은 환경생태적 거대담론이 무색할 정도로 일상은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와 폭염에 지쳐가고 있다.

이미 국제적인 주된 관심사로 자리잡은 기후변화가 가시적으로 체현되면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주장과 오히려 지구온난화가 이산화탄소 증가를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나름대로 다시 긴장감있는 대립점을 형성하기도 한다. 전자의 주장이 국제적인 탄소배출권 거래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한다면, 후자의 주장은 지구온난화란 탄소배출권 거래를 강제하기 위해 동원된 이데올로기적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전히 강변한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단지 대기환경의 심각한 변화만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는 이미 탄소배출권 같은 국제정치적 거래의 매개를 양산하기도 하고, 그를 통해 개별국가의 산업경제적 생산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실질적 권한을 발휘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와 원자력, 저탄소와 신재생에너지 같은 자원에너지 정책의 기본방향과 그 근간을 좌우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후변화는 경제적 생산과 고용, 소비와 생활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적 관계의 변화를 양산하고, 에너지 소외 같은 사회적 격차와 불평등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에너지 복지 같은 디테일한 사회적 과제를 우리에게 부여한다.

지난 2003년 8월에는 40℃를 웃도는 폭염이 유럽을 강타해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8개국에서 무려 35,0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더위로 목숨을 잃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994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무려 3,384명이 폭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던 바 있다. 같은 해 일본에서도 약 1,400여명이 폭염에 의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전세계 에너지 소비율 상위 10위권 이내에 속하는 이들 나라들에서 이같은 기록적인 사태가 벌어졌다는 사실은 역으로 이 국가들에서 에너지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있는지를 반증한다. 이 국가들에서 에너지 소비의 상당부분은 산업경제적 생산에 집중적으로 투입되었던 반면, 유럽과 일본, 우리나라를 막론하고 사망자의 대다수는 노인과 저소득 취약계층에 속했다.

하절기 폭염 뿐만 아니라 기후환경적인 영향으로 인한 동절기 혹한도 연례적으로 반복되면서 에너지 격차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소득과 계층에 따라 에너지 소비요구량 자체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공급비용의 차이는 에너지 소외계층을 광범위하게 양산하는 결과만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생활방식의 변화에 따라 현실적으로 냉난방용 에너지원의 전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사용량에 따른 누진제 등 비용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의 소비량을 구조적으로 축소 강제하는 효과만을 야기하고 있다.

전력 등 에너지 생산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복지서비스적 측면에서 에너지 소외계층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기후적인 변화가 심각해지고 환경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면 국가의 에너지수급 정책방향도 당연히 상황에 맞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탄소 사회로의 위대한 전환(Great Transition) 그리고 지속가능한 경제 체제와 병행하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과 더불어 복지적 관점에서 에너지 자원의 합리적 배분(reasonable allocation)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부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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