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생활체육활성화 투자, 중증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

▲ 23일 오전 11시 인천장애인자립생활네트워크는 인천시청 정문 계단 앞에서 중증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한기 기자

인천장애인자립생활네트워크가 중증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 대책마련을 인천시에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장애인자립생활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23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정문 계단 앞에서 중증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네트워크는 인천시가 시민들의 평생교육 및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민센터 등에 개설하고 지역의 체육시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지만, 중증장애인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는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의식주를 제외하고도, 직업, 여가생활,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러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중증장애인에게는 이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은 2017년 인천시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수백억의 혈세를 투입해 장애인 체육관을 건립했다.

장애인체육관이 건립되면 중증장애인이 체육을 할 수 있는 곳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에 네트워크는 "그러나 우리는 인천시의 이와 같은 이야기가 전시행정,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백억의 혈세를 장애인 체육관이 아닌 우리가 사는 동네에 투자를 한다면 더 많은 장애인은 다양한 여가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네트워크는 생활체육회 역시 비장애인의 생활체육만 계획한다고 비난하면서, 중증장애인이 배제되는 생활체육은 '비장애인 생활체육'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꼬집었다.

네트워크를 비롯한 중증장애인은 "자신의 동네에서, 동네 주민들과 함께 생활체육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번 네트워크의 보치아리그 창설은 이런 우리들의 고민이 확산되고, 다양한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여가활동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보치아리그 창설 배경을 밝혔다.

보치아(boccia)는 장애인 스포츠 중의 하나이다. 선수들이 공을 경기장 안으로 굴리거나 발로 차서 보내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공에 대하여 1점이 주어지며, 공을 던질 때는 코치의 도움을 받아 마우스 스틱이나 홈통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스의 공 던지기 경기에서 유래한 것이며 국제 뇌성마비 스포츠레크레이션 협회에서 볼링과 비슷한 스포츠로 소개됐으며, 지난 1988년 서울 하계 패럴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 인천장애인자립생활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증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 대책마련'을 인천시에 요구하고 있다. ⓒ문한기 기자

이어 네트워크는 "우리는 장애인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내가 사는 곳에서, 나의 이웃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활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희노애락을 나누면서 그렇게 지역에서 생활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광백 사무국장은 장애인체육관 건립과 관련해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체육시설과 관련하여 편의시설 확충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먼저 지역사회 생활체육시설의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고, 추후에 장애인 체육관 건립이 나와야 하지 않나"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수백억의 혈세로 장애인 체육관 건립이 아닌,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예산을 수립하기를 바란다"며,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공간에 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생활체육의 방향성 전환"을 요구했다.

장애인 자립생활운동을 통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상호간의 이해 증진과 협력을 바탕으로, 자립생활 이념의 보급과 정착, 보편적 환경의 구축, 장애인 관련법과 제도의 정비 및 보완, 장애인의 선택과 결정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이고 참여적인 삶을 실현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