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고조선연구소, 26일 국회 학술회의에서 발표

-'고려사''요사''금사'등 당대의 사서 비교 분석 결과

-일제의 한국사 왜곡, 실증적 증명 … ‘압록강’, ‘조선시대 국경선’도 재확인

-중국의 동북공정도 일제의 한국사 왜곡에서 비롯

▲ 고려 천리장성 및 강동6주 추정위치

[인천=양순열기자] 고려시대의 국경선이 지금의 원산만 이남 지역이 아니라 중국 요령성 요양 부근이라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인하대 고조선연구소(소장 김연성)는 26일(금) 오전 10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일본에 의해 왜곡된 고려 국경선의 실체는?”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이 연구소는 정부의 지원 아래 지난 몇 년간 한국 고대사의 쟁점부분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왔다. 

특히, 한국 역사의 기본 틀이 되고 있는 조선총독부 편찬의 <<조선사>>를 번역, 원문대조 및 정밀 해제작업을 통하여 일제의 한국사 왜곡의 진상을 파악하던 중, 여러 사료를 비교 분석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발표한다.

『고려사』「지리지」에 ‘고려의 사방 경계는 서북으로는 당 이래로 압록을 경계로 하였고, 동북은 선춘령을 경계로 삼았다. 대개 서북으로는 고구려에 다다르지 못했으나 동북으로는 그것을 넘어섰다’는 기록이 있다. 

이 압록(鴨淥)을 일제(日帝)가 현재 압록강(鴨綠江)으로 획정하여 고려의 영토는 현재 압록강에서 원산만 이남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고려와 국경을 맞대었던 요(遼)나라의 역사서인『요사』와 대조해서 연구해 본 결과, 이 압록(鴨淥)은 현재 중국 요녕성 철령시를 흐르는 현재 요하(遼河)의 지류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압록강 이남 지역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조선시대의 일부 성리학자들의 사대주의와 일본이 대한제국을 침략하여 고의로 왜곡하여 만든 ‘반도사관’ 때문이었다.

연구소의 역사왜곡 바로잡기 작업에서 밝혀낸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고려의 서북 국경선으로 추정되는 천리장성과 동북지역 국경인 윤관이 축성한 9성의 위치를 바로 찾은 것이다.

▲ 고려 국경선 추정위치(고려사, 요사 등 사서에 따른 고려의 국경선)

다른 여러 자료들도 많이 있지만 이 두 자료(고려사, 요사)는 일제가 한국사를 왜곡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고려 국경선이 현재 인식하는 국경선으로 비정이 되다보니 이와 연동된 발해, 조선의 국경선문제도 자연히 왜곡된 고려 국경선을 기준으로 하여 정해지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인식들은 전체적인 한국사 인식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어 한국의 주변국들이 한국사를 자기네 역사로 해석하게 만든 빌미를 마련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는 국민적 갈등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 기존 고려 국경선위치(일본의 왜곡에 의해 현재 한국 역사학계의 고려 국경선)

그 대표적인 예로 중국의 동북공정도 일제가 왜곡한 한국사를 근거로 하여 진행한 것이다. 

최근 트럼프대통령이 미·중정상회담 내용 중에 나눴던 얘기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시진핑 중국주석이 말했다는 ‘과거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근거도 바로 일본이 한국사를 왜곡해 놓은 것이 근거다.

김연성 연구소장은 “일제의 한국사 왜곡 문제들을 최대한 빨리 바로잡기 위하여 그동안 몇 번의 내부적인 토론을 거쳐 사료 해석상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학술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학술회의는 전기 고려국경선을 시작으로 하여 고려말, 조선전기까지의 국경선 문제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를 끄집어내어 학계에 공론화를 시키는 하편, 학생과 일반국민들에게도 올바른 한국사를 알리는 첫 걸음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번 학술회의의 국민적인 관심과 논의를 요망했다.

학술회의에서  윤한택(인하대 고조선연구소)연구교수 : 고려 전기 서북국경선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사료에 기록된 고려의 천리장성의 위치와 서북국경선을 밝힌다.

 이인철(경복대학교 기획처장)교수 : 고려의 동북지역 국경선 연구에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윤관의 동북 9성의 위치에 대한 사료적 검토와 현장 답사를 통하여 확인된 결과를 제시한다.

 윤은숙(강원대학교 사학과)교수 : 고려말 원나라와 고려의 관계에서 앞서 발표된 고려와 요,금지역의 국경선이었던 요,심지역이 어떻게 원나라 영역이 되었으며, 그리고 고려인들이 왜 그 지역에 다시 집단을 형성하면서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고려는 쇠약해진 원나라와 어떻게 외교관계를 끌어 오면서 고토에 대한 집중을 하고 있었는지 살펴본다.

 남의현(강원대학교 사학과)교수 : 고려말 우왕의 요동정벌, 그리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조선과 명나라의 국경분쟁이 발생하는데, 국경선은 현재 압록강 아니고 그 서쪽이었던, 중국 요녕성, 본계시 연산관이었다가 다시 밀려 현재 단동시 봉성시 변문진이었다. 이런 국경선의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고려와 거란과 자주 충돌하였던 삼강지역이 어딘지도 시론적으로 살펴본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은 앞으로 학계에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고려국경선이 지금 인식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면 전체 한국사 연구의 틀을 다시 짜야하는 중대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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