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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복마전 송도 국제도시, 그 ‘기업주의적 도시개발’의 본질양준호 인천대 교수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인천대사회경제연구센터 센터장) 

'명품도시’니 ‘경제수도’니 하는 달콤한 수식어의 상징인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 프로젝트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천의 유일무이한 경제정책인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대표하는 송도 국제도시 개발 사업이 지자체와 개발 시행사 간의 정실적 유착관계와 국내 재벌대기업이 설립한 기업이 개발이익을 독점적으로 챙기는 등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기업’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더니, 이젠 개발이익 환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계기로, 송도 국제도시의 개발이익 정산 및 환수의 방법론에 대한 논란에서부터 경제자유구역 개발 그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도의 또 다양한 형태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8월 18일 자로 대기 발령으로 열외로 나오게 된 경제자유구역청의 책임자가 그의 SNS계정에 ‘개발업자들은 얼마나 쳐드셔야 만족할는지? 언론, 사정기관, 심지어 시민단체라는 족속들까지 한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라는 글을 게시하며 송도 국제도시 개발 사업을 둘러싼 ‘검은 커넥션’의혹을 제기한 것은 인천 지역사회 전체를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이러한 충격요법(?) 때문인 것인지, 그간 인천의 언론이네 시민단체네 하면서도 경제자유구역 개발 방식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 한번 제기하지도 못 했던 이들이 지금은 다들 감시자로 또 비판자로 급변신(?)했다. 왜 일찍부터 이러지 못 했나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아 있지만, 개발 방식 그 자체부터 잘못된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지금부터라도 ‘시민적’ 채찍을 가할 수 있게 된 점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볼 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부정, 불공정 협정, 지역 성장연합과 개발업자 간의 유착 관계 등 송도 국제도시의 이른바 ‘기업주의적’ 도시개발의 파행적 한계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폭로되어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방법론부터 근본적으로  과감하게 수정되길 진심으로 빈다.

이번 논란이 송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초과개발이익 정산과 환수, 개발업체 선정을 위한 협상을 진두지휘하던 인물에 의해 촉발된 것이기 때문에야 말로, 인천 경제자유구역을 둘러싼 ‘검은 커넥션’은 속속히 드러날 것으로 확신해마지 않는다.

사실, 인천 앞바다를 메워 서울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53㎢ 규모의 송도 국제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은 지난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에도 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총 사업비의 대부분을 인천시와 한국토지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부담하는 문제에서부터 막대한 시민혈세를 투입하여 온갖 특혜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본이 송도를 기피하는 문제, 또 이와 같은 유치 외국자본의 공백을 노려 국내 재벌대기업이 순식간에 외국기업으로 옷을 갈아입는 파렴치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송도 국제도시를 비롯한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방식과 정책 집행 과정에 대한 ‘심상치 않은’적신호는 늘 항상 켜져 왔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 매립지를 수십만∼수백만㎡씩 떼어 민간 사업자에 수의계약으로 넘긴 뒤 나중에 개발이익을 정산해 개발이익 환수 명분으로 이를 인천시와 나누는 개발방식과 관련해서는 특혜시비와 양자 간의 분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지 않은가.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송도 6·8공구 개발 역시,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 도처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인천시와 민간사업자 간의 갈등 중 하나에 불과하다. 송도 국제도시 개발 초기부터 개발이익의 공공적 환수에 대한 이렇다 할 문제의식도 또 치밀한 대응도 보이지 못 했던 인천시와 본질적으로 개발이익을 챙기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민간 개발 시행업자 간의 이와 같은 갈등과 분쟁은 송도 개발 초기단계에 성립된 양자 간의 ‘밀월관계’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최근 와서 개발이익 환수와 관련한 행정 조치를 강화하고 나선 인천시의 급작스러운‘공익을 향한 쇼맨십(?)’으로 인해 깨지면서 초래된 당연한 귀결이다. 이는 송도 6·8공구 개발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닌,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송도 6·8공구 개발의 경위를 조금만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은 2007년 8월 미국의 포트만홀딩스와 삼성물산, 현대건설, SYM&Associate가 공동 출자하여 설립한 프로젝트 법인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에 대해 송도 6·8공구 부지 228만㎡와 그 독점적 개발권을 아주 과감하게(?) 헐값으로 제공하여 무려 151층이나 되는 랜드마크 인천타워 건립을 포함한 업무지구, 상업지구, 주거지구 등이 복합적으로 조성되는 국제도시 개발을 추진했다. 도대체 누구의 의지로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이 당시 SLC에 송도 6·8공구 부지를 3.3㎡당 300만원에 매각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짐작은 가지만, 물증 없는 심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암튼, 여기서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은 개발이익 극대화를 지상과제로 삼는 개발 시행업자에게 친절하게(?) 시혜를 베풀었던 것은 확실하다. 인천시가 시민들의 혈세로 민간 업자들에게 독점적인 개발권을 부여하는 것에서부터 토지의 시세 차익까지 챙겨주었던 것은, ‘개발 자본에게 초과이윤을 챙기는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이들이 그 초과이윤의 추가 확보를 위해 보다 투기적인 성격의 개발을 일삼을 수밖에 없게 하는’, 앞에서도 언급한 이른바 ‘기업주의적 도시개발’이 갖는 이론적 한계 및 일반적 파행성과 맞닿아 있다. 개발을 통해 손에 넣는 시행업자의 내부수익률 12%를 넘는 이익에 대해서 인천시와 절반씩 나누기로 약속한, 즉 시행업자들의 ‘초과이윤’을 일부 보장해주려고 했던 것은 그들의 이해관계를 최우선시하는‘기업주의적 도시개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조치다. 게다가 인천시의 개발 시행업자에 대한 이러한 약속 조치는 개발이익의 정산 방법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는 등 어정쩡하기까지 했다. 개발 방식은 ‘기업주의적’인 형태를 흉내 내되, 그 형식은 양자가 뒤에 가서 얼버무릴 가능성이 있는 소위‘날림’이었던 것은 아닐까.

인천시와 개발 시행업자 간의 이와 같은‘관민 성장연합’이 협의한 편파적이고도 불완전한 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한 부동산 경기의 전반적인 침체로 랜드마크 인천타워 건립이 장기간 표류하자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은 SLC와의 담판(?)을 통해 194만㎡를 회수하고 34만㎡만 SLC에 매각하기로 2015년 1월에 룰을 바꿨다.

또 개발 시행업자에게는 장사가 잘 되는 아파트만을 짓게 해줬다.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SLC가 해당 용지에서 아파트를 분양해 발생하는 내부수익률 12%를 넘는 이익을 정산하는 것과 관련하여,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은 개별 블록별로 개발이익을 정산하자는 입장을 견지해온 반면에, SLC는 총 7개 블록 중 지금까지 2개 블록만 분양된 상태인 만큼 모든 개발계획이 완료된 후에 통합적으로 정산하자며 맞서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개발이익 정산과 관련된 양자 간의 명확한 합의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관민 성장연합’ 간의 불협화음은 성공적인 송도 개발을 명분으로 하는 정치적 재집권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초과이윤에 대한 일종의 망상(?)과 그 장밋빛 청사진에 도취된 인천시와 개발 시행사의 공동 작품 아니겠는가.

특히, 송도 6·8공구 개발 시행사인 SLC의 초과이윤에 대한 탐욕은 이론적으로 아무리 그럴 수밖에 없다 치더라도 그 도가 지나치다. 2007년에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이 SLC에 대해 부지를 3.3㎡당 300만원에 매각했는데 현재 송도 땅값이 3.3㎡당 1천200만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SLC가 음흉하게 주머니에 넣어버리는 ‘불로소득’ 즉 땅값 차익만 해도 최소 9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분양을 통한 막대한 개발이익에 더해 토지 시세 차익도 챙길 개발 시행업자가 개발이익 정산 방식을 두고 인천시와 벌이는 ‘막장 드라마’는 투기적인 부동산 개발 자본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인천시에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개발 시행업자의 토지 ‘불로소득’의 가능성은 누가 보장해 주었는가? 인천시 역시, ‘기업주의적 도시개발’의 그 이론적 수준을 넘는, 과도한 ‘개발 자본 챙기기’에 대한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졸속과 탐욕으로 점철된 ‘관민 성장연합’이 초래한 지금의 이 파행적 귀결에 대해 인천 경제자유구역청 실질적인 책임자가 폭로한‘언론기관’과 ‘시민사회단체’는 무엇 때문에 또 어떤 식으로 방관하고 있었던 것일까?

송도 국제도시 개발 프로젝트. 이는 토건 자본의 초과이윤과 이를 챙기기 위한 투기 지향적‘관민 성장연합’, 그리고 이들에 의한 개발 과정 전체의 시스템적 불안정성을 본질적 특징으로 하는 이른바‘기업주의적 도시개발’에 다름없다. 해서, 이런 방식의 도시개발은 이론적으로 볼 때 합리적 계획과 조정과는 거리가 멀고 지극히 투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송도 국제도시의 현주소는 그 이론적 본질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그곳은‘비밀리에 나쁜 일을 꾸미는 무리들이 모이는 곳’을 의미하는 복마전(伏魔殿)으로 전락했을 가능성도 크다. 

외젠 오스만의 탐욕적인 대규모 도시 재개발 계획에 맞서 시민이 도시를 접수한 파리꼬뮌. 이런 혁명적 상황이 인천에는 있을 수 없다며 비꼬는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송도 국제도시의 개발이익을 챙기는 ‘공공의 적’이다.

편집부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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