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송림초교 주변 뉴스테이 철거 공사 현장

[인천뉴스=이연수기자]"철거현장에서 나오는 비산먼지때문에 살 수가 없다!"

지난달부터 철거가 진행 중인 인천 동구 송림초교 주변 뉴스테이 사업 인근 지역 주민들이 이 철거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음·비산먼지에 대한 차단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오후 지하철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내려 개학을 코앞에 둔 송림초등학교 아이들의 통학로 및 주변 주민들의 비산먼지 피해 등을 취재하기 위해 송림초교 주변 지역을 걸었다.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날이었는데도 건축폐기물 냄새로 숨을 쉬기가 몹시 거북했다.

걸어가면서 보니 펜스가 쳐진 철거현장 진입로 앞 왕복4차선 도로는 길이가 긴 대형공사차량 등이 진출입하면서 통행차량 정체가 매우 심했다. 대형차량이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1·2차로를 물고 우회전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행자를 보도가 아닌,차도로 지나가게끔 안내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현재 공사현장 일대는 펜스가 둘러쳐져 있으며 공사장 안에는 건축물 철거를 진행중인 중장비 작업 소음이 요란하다.

철거 현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숨을 쉴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바람 부는 날은 더 심하고요. 여기 오시면서 봤겠지만 여기 지나다니는 사람 누구 하나 마스크라도 쓰고 다니는 사람 있던가요? 저 안(펜스 안 철거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라도 썼죠. 대부분이 노인인 이 곳 주민들이 이런 몹쓸 환경에 속수무책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도 누구 하나 쳐다보지도 않고 있으니, 화가 안 치밀겠습니까?”

동구 송림동 185 일원 7만3천629㎡의 터에 진행 중인 ‘송림초교주변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지난해 3월부터 주민 이주를 시작해 지난달 15일 경부터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송림초교 앞에서 오랫동안 재봉틀가게를 운영해 왔다는 주민은 “동구청과 도시공사, 건설사에도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나아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비산먼지가 풀풀 날리는 주변환경 동영상을 보내줘도 살수차가 뿌리는 물이라고 우기질 않나, 심지어는 여기에 2562세대나 되는 공동주택이 건설되고 지역상권이 살아난다면서(생략) 그런 말만 강조 한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동구청 뿐 아니라 사업시행사인 인천도시공사와 시공사 대우건설에도 주민피해 대책마련을 위한 질의 및 요구를 호소하고 있지만 ‘고압살수기 50% 증가 운영’ 외에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동구청 환경위생과는 주민들의 이러한 민원제기에 최근 “바람 부는 날에는 작업을 자제할 것 등을 공사업체에 행정지도하고 폐기물 반출작업이 완료된 3월 이후, 높이 6~8m로 방음·방진벽 시설을 강화할 것”과 “방음벽 시설이 설치된 후 방음벽 외부에 최소한 2지점 이상에서 소음 및 미세먼지 농도 측정기를 설치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그러나 주민들은 “결국 이대로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의미이다”며 “당장 송림초등학교 개학도 코앞에 닥쳤는데 주민들 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도 비산먼지를 먹으면서 공사로 인해 먼 통학로를 위험하게 걸어 다녀야 한다”는 말로 깊은 우려감을 표명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이 인근에 위치한 솔빛주공아파트에 사는 송림초교 학생들은 공사로 인해 평소에 걸어 다녔던 등·하굣길을 다닐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 학생들은 기존 솔빛주공아파트~송림초등학교 통학로(길이 380m)를 사용할 수 없음에 따라 송현시장~화도진로~송림초등학교 정문을 통한 통학로(길이 650m) 및 송현터널~송림로~송림초등학교 후문을 통한 우회 통학로(길이 447m)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솔빛주공아파트에 사는 송림초교 학생들이 개학 후 다니게 될 우회통학로 일부구간 ⓒ인천뉴스

학교는 통학로와 공사차량 간섭이 예상되는 곳은 신호수 집중배치 및 통학시간 내 공사차량 이동 최소화 및 안전요원 추가배치 등을 통해 통행자 안전을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라고 학부모들에게 공문을 보냈지만 학부모 및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질 않고 있다.

주민들은 우회통학로 지대가 높고 신호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곳이 아니라서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송림초등학교 축대 바로 옆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뉴스

주민들은 또 “송림초등학교 건물 축대 바로 옆이 공사장이다”며 “제2의 상도유치원 사태가 걱정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무탈하게 아파트가 다 지어진다고 해도 지금도 정체가 심각한 좁은 도로 문제 등은 또 어떻게 풀어나가려고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는 심정도 덧붙였다.

소음·비산먼지 대책은 물론이고 개학을 앞둔 아이들 통학로 문제 등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아우성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어제와 다름없이 오늘도 송림초교 주변 지역은 희뿌연 먼지만 자욱하게 차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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