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리토피아

▲ 하상만 시인 ⓒ 인천뉴스

하상만 시인이 제9회 김구용 시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계간 리토피아는 제9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가 지난 1월 시행된 심사(본심-강우식, 허형만, 장종권)에서 하상만 시인(시집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 시인동네 발행)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계간 리토피아(주간 장종권)가 주관하고 인천뉴스, 문화예술소통연구소가 후원하는김구용시문학상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독창적인 세계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새로운 시에 대한 실험정신이 가득한 등단 15년 이내의 시인이 발간한 시집 중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고 있다. 시인 개인의 잠재적인 미래성 평가와 차세대 한국시단의 주역으로서의 가능성이 심사의 주요 기준이다.

수상자 하상만 시인은 경남 마산에서 출생하여 200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간장󰡕(실천문학),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시인동네)가 있다. 제9회 김장생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김구용시문학상의 제1회 수상자는 권정일 시인, 제2회 수상자는 장이지 시인, 제3회 수상자는 김중일 시인, 제4회 수상자는 김성규 시인, 제5회 수상자는 김언 시인, 제6회 수상자는 남태식 시인, 제7회 수상자는 안명옥 시인, 제8회 수상자는 허은실 시인이다. 상금은 300만원이다. 시상식은 3월 23일 오후 5시 부평문화사랑방에서 진행하는 제9회 김구용문학제 중 갖게 된다. 이 자리에서는 제9회 리토피아문학상(수상자 허문태 시인)과 제3회 아라작품상(수상자 김설희 시인)도 시상을 같이 한다. 축하공연도 있을 예정이다.

수상 시집 오늘은 두 번의 내일보다 좋다 중에서

빈센트

오늘 밤도 걷습니다
제 나이를 걸어갔던 당신을 떠올리며
당신처럼 이가 빠지거나
붓을 들 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갈 차비도 두둑합니다
사람들은
살아서의 당신보다
죽어서의 당신을 더 좋아합니다
저들이 당신 그림을 흉내 내는 것을 보니
저의 고민 또한
누군가 이미 해버린 고민입니다
사물들이 가진 쓸쓸함이
제 속에서 오는 것인지
그들 속에 있던 것인지
그런 것이 궁금합니다
이 도시의 전쟁을 담은 그림 한 장 
눈에 붕대를 감고 죽은 친구 옆에서
작은 스푼으로 음식을 떠먹는 소년이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워 해도 되나 생각해보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걸 어쩔 수 없습니다
진지한 저의 감정이
가짜가 되는 순간들이
자주 찾아옵니다 
사춘기에 겪어 보지 못한 감정이
당신의 그림 속 별들처럼 소용돌이치는 밤
당신이 걸어보지 못한
지도 위의 점들을 걷습니다
내부의 빛을 드러내기 위해 초저녁부터
이 거리의 창들은 태어났고
어둠이 가진 빛을 보여주기 위해
별들이 태어났습니다
그 빛을 향해 당신은 걸어갔고
저는 지금 당신의 무덤을 향해
걷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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