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계약 단계에서 '토지 되팔기 방지・단계적 개발' 단서 확보 못해

인천 영종도 운북동 미단시티에서 진행 중인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조성공사 현장. 인천뉴스
인천 영종도 운북동 미단시티에서 진행 중인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조성공사 현장. 인천뉴스

[인천뉴스 김종국 기자] '공사재개일 미확정', '공동출자자 미확정'으로 중국 푸리그룹의 알앤에프프라퍼티(R&F PROPERTIES)가 건설하는 인천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사업이 카지노 예비허가권을 완전히 상실했다.

19일 <인천뉴스> 취재에 따르면 미단시티(골든테라시티) 카지노 사업이 무산됐다.

2016년 사업 시작 이후 4차례나 준공기간을 연장, 연장, 또 연장해 준 문체부는 푸리 알앤에프의 사업연장 신청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푸리 알앤에프는 2020년 2월 중단된 건설공사 재개 시점과 이 사업에서 먼저 발을 뺀 미국 시저스엔터테인먼트를 대신할 투자자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알앤에프는 공사 재개 시점을 최근까지도 특정하지 못했고, 아시아계 투자자와는 협상이 결렬됐다고 소명하면서 문체부 심사위원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알앤에프 측에 회사 단독 투자 또는 공동투자 등 투자자에 대한 확정을 요구하지는 않았다"면서 "알앤에프가 토지매각 대금을 공사비에 투입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하지 않은 부분 등이 이번 심의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 사이 인천도시공사(iH)로부터 1・2・3단계로 미단시티 땅 17만7천여 ㎡을 2천 여억원에 사들인 푸리 알앤에프는 1단계 호텔・카지노부지를 제외하고 2・3단계 땅은 모두 매각처리했다.

중국 푸리 알앤에프가 미단시티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고급 호텔, 빌라, 수영장, 공연장, 럭셔리 스파, 엔터테인먼트, 국내 유수 브랜드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8년 전 장밋빛 비전을 거둬들이는 순간이다.

조동암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지난해 인천시의회에서 이 사업에 대해 "인천도시공사가 토지매매계약에 신중을 기했다면 (중국 기업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을 것"이라며 "도시공사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공사는 1단계 주상복합용지 3만8천365㎡를 470여억원에 푸리 알앤에프에 팔고, 2단계 주상복합용지 5만㎡은 630여억원에 팔아 치웠다.

3단계 공동주택용지 8만9천358㎡는 약 1천억에 이 중국 기업에 매각했다.

중국 푸리그룹의 알앤에프프라퍼티가 건설하는 인천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전체 공정률은 25%, 골조는 95% 진행. 인천뉴스
중국 푸리그룹의 알앤에프프라퍼티가 건설하는 인천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전체 공정률은 25%, 골조는 95% 진행. 인천뉴스

'말 많고 탈 많은' 미단시티 땅을 2천억원이 넘게 팔아 치웠지만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경제청은 이 사업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매매계약 단계에서 이 사업이 단계적으로 또 의무적으로 개발이 진행되도록 하는 단서나 특약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카지노리조트가 완공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채권단에 의해 2단계 주상복합용지가 처분・정산되고, 3단계 공동주택용지는 푸리 알앤에프가 직접 처분한 사실이 방증한다.

이 과정을 통해 푸리 알앤에프는 급하게 융통할 수 있는 수백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알앤에프 측은 부동산 침체와 맞물린 미단시티의 토지 거래 상황이 악화일로다 보니 주상복합용지 공매 낙찰가가 감정가 대비 24.5%에 불과해 손실이 천문학적이라고 오히려 항변했다.  

R&F PROPERTIES 관계자는 "채권채무 관계를 정산하면서 일정한 현금을 확보했지만 8년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투입한 총 금액 대비 약 1천5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지노 사업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 만큼 카지노가 빠진 호텔 사업도 실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천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조감도. 인천뉴스
인천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조감도. 인천뉴스

R&F PROPERTIES 관계자는 "2단계, 3단계 토지는 다 정리했고 1단계 사업에서 카지노가 최종 불허된 상황이라서 호텔 사업만 따로 할 수는 없지 않겠냐"며 "호텔 골조공사는 95% 공정률로 호텔과 용지를 모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푸리 알앤에프는 또 시공사 쌍용건설에 약 300억원의 미지급 공사대금을 치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최종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하면 중국 푸리 알앤에프는 ▲아시아계 출자자 확보 실패  ▲카지노사업 예비 허가권 실효 ▲1~3단계 토지 중 2~3단계 13만9천 여㎡ 매각 처분 및 유동성 확보 ▲카지노 없는 호텔 운영 의사 없음으로 이 사업에서 철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단시티 땅 주인인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자들의 의지 부족과 경제적 사정, 중국과의 관계 어려움, 도시공사의 토지매매계약 상 책임 등이 이 사업 중단 사유로 보이며 앞으로는 카지노가 아닌 의료기관, 국제학교, 항공모빌리티 유치 등을 통한 새로운 활로를 찾아 미단시티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