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위원회, "제2외곽고속도로와 기능 중복, 환경피해 우려 중단해야" 주장

▲ 배다리위원회가 20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국제강 간 도로 개통 계획 전면 폐기를 위한 주민 선언을 하고 있다.ⓒ이연수 기자

[인천=이연수] 인천시가 10년째 추진 중인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국제강 간 도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동구 배다리 주민들로 구성된 배다리위원회가 인천시가 추진 중인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국제강 간 도로’개통 계획 전면 폐기를 위한 주민 선언을 하고 나서 시와 주민들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배다리위원회는 20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초 개통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 기능이 중복되고 동국제강 고가교를 지나 터널 그리고 지하차도로 연결된 현 롤러코스트 도로는 당초 명분이었던 산업도로 기능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천시는 더 큰 문제를 막기 위해서도 개통 준비 공사 중단 및 철수 작업에 나서고 도로개설 계획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흥동 삼익APT~동국제강 간 도로 공사 및 개설 계획(동국제강~수도국산 송림터널, 송현고가 : 1구간, 송림터널~송림로 : 2구간, 송림로~경인전철, 배다리마을 : 3구간)은 인천시가 인천항을 이용하는 수출입 물동량의 원활한 남북수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07년 개설계획을 세워 추진해왔다.

인천시는 배다리마을 3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을 올해 개통할 예정이다. 또 배다리 마을을 관통하는 3구간에 대해서도 3안으로 확정, 내년 8월 용역준공설계를 마감하고 2022년 준공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이 도로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남쪽 송도신도시와 북쪽 청라신도시를 잇는 직선 길을 내기 위한 것이다”며 “단지 지나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인천 근ㆍ현대 역사 문화의 모태로 일컬어지는 배다리 마울이 단절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에 이어 이 도로까지 개통되면 동구는 위 아래의 두 갈래 길로 뚫려 지역 단절 및 보행 안전 위협이 생기고, 네 군데씩 생기는 진출입로 매연 등으로 인접한 중구 지역까지 포함해 주민 건강권 침해 등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무리한 개통보다 개통 계획 전면 폐기하는 것이 재정적 낭비를 줄이는 길이다”고 주장했다.

10년 전에도 동구 및 배다리 마을 주민들은 물론 지역의 시민 문화 단체와 활동가들이 배다리를 관통하는 산업도로 반대운동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감사원 감사 청구를 통해 3구간 끝인 숭인지하차도가 규정높이인 4.5m에 미달하는 3.6m라는 사실이 밝혀져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이 때 주민들은 도로가 꼭 필요하다면 신흥동 유동삼거리에서 지하로 내려가 중간에서 다시 올라오지 않고 마지막 지점인 동국제강에서 올라오는 ‘완전지하화’를 요구했다. 지하하를 하면 공사비가 추가되지만 도로가 반듯해지고 지상 구간은 도심녹지로 주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이후 지난 2015년 10월 ‘송림로 접속’(1안)과 ‘송림로 통과’(2안)을 제시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혀 지지부진하다가 1,2단계 개통을 앞둔 최근 3구간 도로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태순 배다리위원회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천시는 주민들과 협의 없이 3안 4안을 내놓고 최근 3안으로 결정됐다고 통보했다”면서 “이는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시 도로과 관계자는 “3안으로 결정은 났지만 아직 용역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사업시행사인 종합건설본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해 변경될 여지는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1천567억원 도로공사에 이미 1천200억 이상이 들어간 공사를 전면 폐기하라는 요구는 무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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