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융합고고학과 지양미 연구원 주장

복원에 성공한 한국 토종 긴꼬리닭 오색빛

한국 토종닭이 중국 내몽골 홍산문화(기원전 3500-2500년)에서 발견되는 봉황 모습 옥기의 형상화 소재였다는 주장이 인하대(총장ㆍ 최순자) 융합고고학과 소속 지양미 연구원의 논문에서 나왔다.

홍산문화는 중국의 황화문명보다 1000년이나 앞선 고대 문화로서 만리장성 북쪽 내몽골 지방에서 발견된 고대문명이다. 단군신화를 연상케 하는 곰 토템 문화와 수행하는 여신상, 빗살무늬 토기, 고인돌과 연관된 적석총 매장문화 때문에 최근 한국 문화의 기원으로도 추정되는 신비의 고대사회이다.

홍산문화 씽룽거 지역의 세기적 발굴로서 진흙으로 만든 남성 인형의 특이한 헤어스타일은 머리카락을 땋아 머리에 덮은 모습인데 조선왕조실록 정조10년(병오년) 등 공식 문헌에 편발개수(編髮盖首)라는 단군 조선 고유의 두발 문화라고 기록되어 있다. 홍산문화가 한국 상고 문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중요한 증거라고 관련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홍산문화는 정교하게 가공된 옥기의 세련된 예술성 때문에 국제 고고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C자형 용과 봉황 모습의 옥기가 국내 학계에 소개되면서 옥봉(玉鳳)의 모습이 한국 재래종 닭과 닮은 점에 지양미 씨가 주목했다고 한다. 지 씨의 “봉황과 긴꼬리 닭의 역사성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은 2016년 등재학술지인 예술인문사회융합논문지에 게재됐다.

9월 1일 일산의 긴꼬리닭 농장을 현장 방문한 융합고고학과 남창희 인하대 교수는 지씨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최종 평가했다. 2016년 1월 순천대 학술발표 이후 1년 반 동안 봉황에 대한 문헌과 한중일 박물관 자료를 섭렵하고 내린 결론이다. 연구를 자문한 긴꼬리 닭 복원 농장주는 평생 한국 토종닭 복원에 일생을 바친 이희훈 대표이다.

이희훈 대표는 “우선 홍산 옥봉에서 간명하게 강조되어 표현된 머리 뒤로 돌출된 닭 벼슬과 부리 밑의 고기수염은 긴꼬리 닭 모습과 닮았다”며 “가로로 3개, 세로로 7개로 뚜렷이 구분되어 표현된 옥봉 깃털도 긴꼬리닭의 긴 깃털을 연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 토종닭 전문가인 이 대표에 의하면 홍산 옥봉의 뚱뚱한 몸체 구조가 하늘을 나는 새가 아닌 가축화된 가금류가 확실하다고도 덧붙였다. 케임브리지대학 콜린 렌퓨류 교수와 폴반 박사의 기초 고고학 교재 도표에서도 고대사회의 닭 가축화(domestication)의 발상지는 동아시아라고 표시한다.

중국 고고학계에서는 홍산 옥룡과 옥봉을 음양 짝으로 하는 동양 용봉상징 문화의 기원이라고 보고 있다. 봉황은 불사조로서 광명을 상징하기도 하고 홍익인간 사상의 왕도정치가 구현된 덕치(德治)의 나라에 나타나는 전설의 새로 알려져 있다.

지양미 씨는 “봉황은 오색 깃털에 꼬리가 긴 모습으로 전승되어 왔는데 다섯가지 오행색 깃털과 꼬리가 보통 닭보다 유난히 긴 한국 토종 긴꼬리닭이 가장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문헌에도 긴꼬리 닭은 한국 고유의 가금류임을 입증하는 자료가 발견된다. 중국 후한서 동이열전에는 마한에는 꼬리가 매우 긴 특이한 닭이 있다는 기록이 나온다. 중국 남송 대의 문헌인 『교광지(交廣志)』에도 “긴꼬리닭(長尾鷄)은 꼬리가 가늘면서도 길어 길이가 3척이나 되며 (고)조선에 있었다”고 했다. 이희훈 대표에 의하면 국립축산과학원의 엄정한 유전자 분석으로 긴꼬리 닭이 한국 고유의 재래종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가축유전자원정보시스템(DAD-IS)에 한국 이름 그대로 ‘Ginkkoridak(긴꼬리닭)’으로 등재됐다.

남창희 교수는 “지 씨의 주장을 향후 박사학위 논문 심사과정에서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엄정하게 검증할 예정이다”며 “아직 필요 충분한 논리성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홍산문화와 한국 문화와의 관련성이 확증된다면 국제학계에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홍산문화는 한중일 동양삼국 문화의 원형문화이면서 동시에 고구려와 백제 등 부여계 고대사회와 가장 강한 문화적 친연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융합고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군사고고학회 간사이기도 한 지양미 씨는 “지난 3년간 한중일 현지 조사를 통해 수백 건의 입증 자료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며 “한국이 동아시아 문화사의 주변국이 아니라 당당한 주역이었음을 밝히는 자신의 연구가 자랑스럽고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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