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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 김씨돌 산중일기 '오! 도라지꽃' 출간 화제원조 자연인,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민간구조요원 활동

SBS스페설 지난 9일과 16일 2부작으로 원조 자연인 김씨돌, 김요한, 김용현 세 개의 삶 방영

▲ 김씨돌

원조 '자연인' 김씨돌의 산중일기 '오! 도라지꽃'이 리토피아에서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2005년 리토피아에서 출간된 적이 있으나 절판되었고, 이번에 작품을 다수 덧붙여 새 책으로 출간했다.

SBS 시사교양 다큐 프로그램인 SBS스페설에서는 지난 9일과 16일 2부작으로 원조 자연인 김씨돌, 김요한, 김용현 세개의 삶을 방영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요양원에서 생활하며 투병중인 김 씨를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민청원이 올라가 3만여 명이 넘게 참여했다.

그는 2012년 '세상에 이런일이' 프로그램에 원조 '자연인'으로 소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씨돌은 본명이 용현이고 세례명은 요한이다. 그는 이 땅에서 ‘제대로 된 졸업장’을 받아본 적이 없다. 서울대와 경찰대 등의 폐지론을 최초로 대자보화 했으며, 제주에서 심신장애우 재활마을인 ‘사랑과 나비의 집’을 펼쳤다가 조사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평화민주당 종교부장으로 ‘국회 군의문사’건의 중심에 섰다가 앞뒤로 다쳤다.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의문사 가족 어머니들과 어울렸으며, 결국 그의 인생은 ‘의문사’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자리를 잡았다.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었을 때에는 자원봉사 팀장을 맡아 구조에 사투를 벌이기도 했으며, 이후로도 각종 지원봉사에 참여했다. ‘우리 강물 우리 벌 죽음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고, ‘동강댐백지화투쟁위’의 대표를 맡아 단식을 하기도 했으며, 정선 ‘밤나무공동체’를 일구기도 하였다. 그는 투쟁 외 평생을 막노동 현장에 있었으며, 그가 유일하게 배운 것은 지게질뿐인 산불 지킴이이며 환경농업인이다. 불의의 사고로 지금은 ‘정선군노인요양원’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그는 털릴 것 다 털리고, 다칠 것 다 다치고, 산중으로 내몰려 생명을 노래한, 이 시대의 김삿갓이다. 그의 문장은 비속어와 지방어, 사투리, 구어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있으며, 우리 리듬을 통한 음악적 효과와 시적, 감성적 표현이 뛰어나고, 다분히 해학적이며 동시에 블랙코미디 요소도 곁들여져 있다. 그의 글은 형식적으로는 시, 소설, 일기문, 기록문 등 다양하며, 주변 사물과 장소들에 자신만의 독특한 이름을 붙여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세상과 기득권을 향한 분노가 통렬하며, 땅을 비롯하여 생명을 가진 뭇 존재들에 대한 경외감이 가득하다.

그는 책머리에 ‘이 땅의 똑바른 민주화와 순통일! 자주군대! 환경 파수꾼! 이 외길에서 우리 모두의 고른 인권과 드넓은 생존권 확보에 온몸으로 투신하시고 꽃펴 나실 넋들, 그리고 앞으로도 민주 군인이 되실 사랑하는 청년 학생, 어여쁜 우리 토끼 친구들, 학부형 여러분께 삼가 이 책을 올립니다. 보라! 여기 내 ‘한 표의 주권’, ‘하나뿐인 생명’과 맞바꾼 이웃을 보시라! 그 날, 사랑하는 백성들의 피는 하나였다. 꽃다운 동·서·남·북의 눈물도 하나였다. 그러나 각기 잘난 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었다.’라고 적어 의문사 한 젊은 생명들의 넋을 추모하고 미래 이 나라에는 그런 일이 다시는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전체 30편으로 시, 소설, 일기문, 기록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우렁 증인

엄살 부린다고 흥분들 해가지고,

군화 신은 발로 바우의 배를 차고 다시 밟고,

주위에 있던 삼사 명이 가세하여

슬리퍼 신은 채로 차면서 구타하였습니다.

군화발로 밟을 때, 이것은 아니다, 이 새끼들 미쳤구나,

하고 소리를 지르며 뜯어 말렸습니다.

응급조치를 위하여 그의 팔과 다리를 주물렀는데

몸이 점점 굳어갔습니다.

 

다슬 증인

1내부반 교육군번들이 그 내무반으로 넘어와

니들 군대생활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

화를 내면서 일제히 그 내무반 전원을 기상시켜,

침상 끝선에 일렬로 정렬을 시키고,

먼저 싸리반장에 앞서 교육군번 두 명이

혼신의 힘을 다해 두 대씩 치고 나갔습니다.

 

싸리 증인

중대장이 저희들에게 평소 여당 지지 교육을 그렇게 시켰는데, 애들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야당 지지자가 3명이나 나왔느냐, 선거한 바로 그날 어떻게 알았는지, 중대장 헌병대 보안부대에 정신없이 불려 다니면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확 불어버릴까도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저 혼자만 그렇게 사실대로 말했을 때, 저만 정신병자 취급을 당할까봐 참아왔습니다. 지금 와서 솔직히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니, 이제 다소나마 억울함도 풀리고, 죽은 자에게도 덜 미안한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죄를 드립니다.

 

다슬 증인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바우가 꾀병을 부린다고, 사정없이 배와 몸통을 발로 차고 밟았습니다. 반대편 침상에서 구타를 하고 있던 교육군번들과 후속 교육군번들이 또 일제히 달려들어 몸통을 발로 차고 밟고 하니까, 그의 입에서 꾸욱꾸욱 소리가 나면서 배가 불러왔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내무반장이 이 새끼들이 바우를 죽이려고 작정했냐며 강하게 교육군번들을 제쳤습니다. 그래도 이성을 잃고 계속해서 구타하자, 내무반장이 온몸을 던져서 그를 안으며 주물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먹질한 싸리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팔다리를 주무르고 했으나 깨어나지를 않았습니다. 반장실로 옮기라는 말과 함께 빨리 일직사관에게 보고하라고 고함을 질러 저는 불침번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양순열 기자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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