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 시절 나팔수 보도 되돌아 보길

MBC < PD수첩 > 강압적 취재가 온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YTN 의 첫 보도가 나가자 네티즌들은 찬사의 글을 보냄과 동시에 MBC 홈페이지에는 질타와 비난의 글들이 도배되고 있다.

황우석 교수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촉발된 < PD수첩 >의 난자채취의 불법성과 윤리성에 대한 문제제기의 본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제 후속으로 방송될 < PD수첩 > 의 취재과정에서 드러난 고압적 자세에만 초점을 맞추는 등 우리 보수언론의 보도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신문은 MBC 사과방송 자체를 크게 부각해 MBC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고, 언론의 기능으로 지나칠 만큼 도발을 강행하고 있다.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라한다.’ 라는 우리 속담이 절로 생각이 든다.

과거 군사독재시대에 그들 보수언론 행태는 어떠했는가. 지금도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MBC에게 호된 질타를 가할 자격이 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나는 MBC를 사랑한다. 그렇지만 나 역시 고압적 취재를 한 < PD수첩 > 관계자의 행태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즉각 사과하는 MBC의 결단에 높은 찬사를 보낸다. 조금 아쉬움은 남지만 말이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비단 MBC만의 문제가 아니다. 타 언론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취재과정에서 기자들이 확실히 취재윤리를 지켰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언론사와 기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특히 전쟁, 시위 등 촌부를 앞 다툰 사건의 경우 취재과정에서 오보가 나올 확률이 많다. 또한 기자도 인간인지라 취재과정에서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취재원들에게 누를 끼칠 수도 있다. 이번 사건같이 말이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즉각 사과해도 이미 명예가 훼손된 이후의 문제이기 때문에 보상할 길이 없다. 하지만 백배 사과해야 한다. < 뉴욕타임즈 >< 르몽드 > 등 권위지들의 사과 사례는 우리 언론이 본받아야 한다.

이들 신문들은 오보나 취재과정에 잘못이 있을 경우 즉각 1면에 사고를 내고 사설로 사과한다. 그리고 광고를 통해 정중히 독자들에게 잘못을 사과한다. 이번 MBC가 1면 헤드라인을 통해 사과방송을 한 것은 언론으로서 정도를 가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부 보수언론이 지나친 부화뇌동을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현재 농민의 쌀 비준 반대나 비정규직 노동자들 절규에 대해 보수언론의 보도행태는 어떠한가. 그들이 과연 네티즌에게 동조해 MBC를 나무라할 자격이 있겠는가.

우리 보수언론은 명예훼손에 대한 사과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사과마저도 묵살한 경우가 허다하다. 인권침해를 했어도 고작 ‘바로 잡습니다’ 등으로 잘 눈에 띄지 않는 이면을 이용해 1단 기사로 싣는 것이 현재 보수언론의 참모습이었다.

언론의 행패가 오직했으면 올 초 피해구제법 입법과정에서 악의적 보도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야한다는 논의가 전개 되겠는가. 물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입법과정에서 기자들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빠졌지만 아직도 언론인권센터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이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언론(인터넷언론 포함)에 오보나 왜곡보도, 지나친 취재 과정 등은 어떤 언론사나 기자할 것 없이 현재진행형일 수 있다. 중재위원회 접수된 피해사례 증가를 보면 쉽게 가름이 된다.

우리의 보수, 진보 언론 할 것 없이 이번 MBC < PD수첩 > 의 사례를 놓고 반성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자사의 취재수칙이나 윤리규정이라도 제대로 지키라고 말하고 싶다.

덧붙여 MBC는 과학기술과 관련된 탐사보도에 있어 좀 더 신중을 기했으면한다. 우리 의 방송 탐사보도로 인해 연구 결과물들이 노출돼 자칫 다른 나라 연구원의 성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탐사보도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ㅁ김철관기자는 <인천뉴스> 미디어 전문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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