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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있는 힘 ‘인생은 아름다워’”[인터뷰] 유준상 성악가
▲ 유준상 성악가 ⓒ 인천뉴스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e bella)’ 궁극적으로 따져보면 아버지로부터 익힌 것이 틀림없는 이 짧은 문구는 크고 작은 역경 속에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제가 성악가로서 살아남을 수 있게 했습니다.”

“예술계의 치열한 경쟁구도에 매몰되지 않고 사람들과의 긍정적 어우러짐을 통해 즐거운 삶은 창조함과 동시에 스스로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셈이죠. 살아남을 수 있었던 핵심스킬이라고 할 수 있죠.(웃음)”

오는 24일과 25일 광림아트센터 창천홀에서 연주되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에서 도토레 역할을 맡은 유준상(42) 성악가(베이스)를 만난 것은 17일 오후였다.

압구정동 BBCH홀 1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오전 연습을 마치고 잠시 짬이 난 그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정말로 자주 웃었다. 그가 웃을 때마다 세상 태평한 소년에게서 전해지는 자신감 넘치는 유쾌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인생은 길지 않다. 원하는 것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라!”

1996년 대학교 입시를 코앞에 둔 고3 아들에게 유준상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의대를 목표로 공부해오던 아들이 가진 재능과 아들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꿰뚫어 본, 그리고 당신의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진심어린 충고였다.

아버지의 말씀에 용기를 얻은 유준상은 진로를 과감히 바꾸고 한국예술종합대학 성악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003년 학교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예술의 전당 오페라전당에서 연주된 국내 베세토 오페라단의 ‘마술피리’ 오디션에 합격해 태양의 신 역할로 데뷔한다.

튼튼한 라인이나 화려한 유학 등 다른 경쟁자에 비해서 다소 스펙이 밀리는 상태였지만 실력만으로 당당히 합격해 큰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이는 그의 오페라 인생 최초의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공연은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유준상은 그 무대를 통해 공부가 더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극장 맨 끝까지 소리가 전달되려면... 공부 또 공부!”

첫 데뷔무대가 오페라전당이어서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그는 미친 듯이 소리를 갈급하며 곧장 이탈리아로 날아간다. 이탈리아 밀라노 G. 베르디(verdi)국립음악원과 취비까(civiche)시립음악원에 입학해 소리공부에 매진한다. 그리고 2008년 동시에 두 곳을 졸업했다.

이후 싼 레모(San Remo)국제콩쿨 우승, 유명오페라잡지에서의 신인성악가상 수상 등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미국 에어전트 초청으로 뉴욕으로 넘어가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도 하다가 귀국해 현재는 한국에서만 활동하고 있다.

집과 차를 처분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 그의 뒷바라지를 해온 부모님들께 이제는 용돈도 드리고 유행에 따라 차도 바꿔드린다. 또 예쁜 가정도 일구었다.

오페라가수의 가장 큰 덕목은 ‘인간미’”

유준상은 예술가의 덕목으로 ‘인간미’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특히 오페라가수는 상대를 누르려고 하는 경쟁심리보다는 상대방의 장점을 발견·표현해주고 실수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좋은 오페라 극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렇게 탄생한 행복한 오페라가 관객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오페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꺼번에 작곡되는(durchkomponiert) 것이 본래이며 대사에 음악을 붙여 독창자와 합창, 관현악으로 연주된다. 오페라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복잡한 종합예술이다. 음악적 요소는 물론이고 문학적이고 시적인 요소(대사), 연극적 요소(극으로서의 구성, 연기), 미술적 요소(무대장치, 의상), 무용적 요소 등이 결합된 것으로 극적인 것과 음악적인 것을 잘 조화시켜야 완성도가 높아진다.

특히 아름다운 선율 아리아에 감정과 연기를 녹여내는 독창자(주연)의 연주기량에 따라 오페라 극의 감동은 배가 된다.

“소리의 본질 추구하면서도 정확한 언어구사력 가진 ‘오페라 쟁이’ 키워야”

유준상은 그가 사랑하는 ‘오페라’가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검증된 음악 속에 삶의 ‘희노애락’적 언어와 스토리를 가진 클래식 음악이라고 단언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가 대중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오페라의 특성을 바르게 이해한 ‘쟁이’들이 무대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쟁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실력있는 ‘쟁이’들이 오페라무대에 서야지만 보편적인 공감대를 자극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객은 오페라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대중화된다. 결과적으로 ‘쟁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앞당기기 위해서도 실력 있는 ‘오페라 쟁이’들을 키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숙제라는 주장이다.

“나는 지금도 설레인다!”

그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리허설이다. 수십 명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오롯이 자신의 노래를 통해 음악적 감정이 완성되는 것을 느낄 때면 스스로도 전율이 인다고 표현할 정도이다.

유준상은 성악가이다. 최근에는 현직 성악가들의 모임인 ‘이 마에 스트리(I maestri)'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 할 정도로 행복하다면서 그가 다시 웃는다. 날마다 셀렌다고 말이다.

이번에 그가 출연하는 베르디 오페라의 ‘라 트라비아타’는 오는 24일과 25일 오후 8시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와 위너오페라합창단 합창으로 공연된다. 그가 연주하는 도토레 연주가 기대된다.

이연수 기자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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