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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진핑 주석 연내 방한, 한중관계와 남북관계의 긍정적 변화 모멘텀 기대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코로나19 사태이후 첫 방문지로 한국이 선택된다는 국제정치적 의미와 함께 한중관계와 남북관계에 긍정적 변화의 모멘텀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초청으로 오는 21~22일 부산을 방문한다. 양 정치국원의 방한일정은 당초 20~21일 서울로 잠정합의했으나, 수도권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정을 하루 늦추고 장소도 부산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의 방역상황이 외교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양 정치국원은 서훈 안보실장과 22일 오전 회담 및 오찬협의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과 한중 코로나19 방역 협력,  한반도 정세와 국제 정세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양 정치국원은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25인으로 구성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의 외교담당 상무위원으로 중국 외교의 총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71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해 1975년 외교부 번역사무실 서기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주로 주미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미국통'이며, 2007~2013년 외교부장을 역임한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다.

국내외 여론이 양 정치국원의 방한과 회담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 성사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양 정치국원이 코로나19를 뚫고 방한한다는 것을 시 주석의 연내 방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이 8부 능선을 넘었다는 뜻이다.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관계와 남북관계, 미중관계, 코로나19 방역협력 등 4가지 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한중관계 정상화 여부의 문제이다. 한중관계는 지난 2016년 사드 사태가 촉발된 이후 수교 이래 최악의 국면을 맞았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12월 중국 방문으로 '절반'의 정상화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문제는 나머지 절반의 정상화를 통해 사드 이전의 수준으로 한중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시 주석의 방한과 정상회담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시 주석의 방한에 관심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가 이 문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둘째, 시 주석의 방한은 교착상태인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지금 북한은 남북 대화의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남북간 모든 대화채널이 끊긴 상황에서 북한에 긴장완화와 대화를 설득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중국이 유일하다.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여러 차례 만남을 통해 신뢰를 쌓은 관계이고, 중국은 한국 정부도 뚫지 못하는 유엔의 대북제제를 뚫고 북한에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셋째, 미중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한 문제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제 안보와 무역, 기술, 외교 등 전방위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반중국 연대'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은 호주 등 다른 동맹국들과 달리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선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방한이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미중갈등에 대해 지금까지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이는 한미동맹과 한반도 정세, 한중 관계 등을 두루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이제 이 문제에 대해 한국이 보다 주도적인 입장 정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중국과 교역규모와 대북 문제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일본이나 호주와 다른 입장이기 때문에 미중갈등의 와중에서 일방적인 친미 입장을 견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미국측에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 한국외교는 미중갈등이 구조화되는 국면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균형 외교'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넷째, 코로나19 방역 협력의 문제이다. 한국과 중국은 코로나19 방역협력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다. 한중 양국은 국경봉쇄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코로나19 사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이 지난 4월에 도입한 기업인 '패스트트랙(신속 통과)'제도를 통해 한국 기업인이 중국에 가장 많이 입국했고, 비자발급 제한도 전 세계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완화했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 코로나19 방역협력이 보다 강화된다면 미국의 비협조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국제 방역연대의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4강 중 미국과 일본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선이 불확실한 상태이고, 어렵게 재선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집권 1기와 같은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다. 아베 일본 총리 역시 사퇴가 임박해 보이는 '식물 총리'가 됐다. 이같은 국제정세 속에서 주요 국가 지도자 가운데 가장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관계와 남북관계에 새로운 모멘텀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필자/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남양주시 국제협력 특별고문 등을 맡고 있다.

인천뉴스  press@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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