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서 왔니?

 

포플러 이파리가 찰랑거리는

8월의 저녘

어디선가,

태초의 소리 들려왔네

그것은,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들려주던 파도 같은 노래였네

신생아실 유리 칸막이 밖에서 너를 불러보네

포플러 이파리야!

순간, 찬란한 거울 하나가

세상을 향해 눈을 번쩍 뜨고 있었네

아, 눈물처럼 환한 빛이었네

-<리토피아> 47호에서 정서영

정서영

2005년 ≪리토피아≫로 등단.

 

생명의 경이로움은 그 정체도 한계도 알 수가 없다. 인간은 인간이 알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아 신에 기댈 수밖에 없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들, 문명이 아무리 날고 긴들, 새 생명의 신비를 벗길 수는 없다. 자연의 조화이고, 우주의 신비이다. 알려 한다고 해서 알아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생명의 신비에 접근하기도 전에 자신들의 종말을 먼저 맞이할 것이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경외로울 수밖에 없으며 황송하기 짝이 없는 신의 축복이라고나 해야 겨우 이해가 가능해진다. 그런데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내면서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기도 한다. 이 밖에 진정한 창조가 어디 있으랴. 신생아실 앞에 선 시인은 찬란한 거울을 발견하고 있다. 무구한 생명 앞에서의 본능적인 반성이다. 동시에 반사되는 환한 빛으로 우리의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는 중이다. 황홀경이다. 따뜻하다./장종권(시인, 리토피아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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