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교육 복지다                            

▲ 도성훈 동인천고 교사, 전 전교조 인천지부장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교육 부문의 양극화 역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이 부를 대물림하는 통로일 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낙후된 구도심과 신도심에서 교육은 이주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이 희망을 일구어 내지 못하고 사회적 갈등의 주요한 요인이 되는 사회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21세기 교육은 창의력과 협력적 사고, 사회적 리더십을 갖춘 사람을 길러내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은 여전히 입시 중심 교육, 암기식 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벌주의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못하고 학력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이 학교 교육을 매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벌·서열 구조의 상위를 차지하는 것이 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 구조를 그대로 놔둔 채 올바른 교육개혁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국민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계발해 내는 교육이 아닌 선발되기 위한 무한 입시 경쟁 교육은 오히려 우리 사회에 커다란 해악을 끼치고 있다.

학생은 밥 세 끼 먹고 8시간 자는 것조차 누리지 못하면서 인성이 멍들어 가고 있다.

학부모는 교육비 부담으로 허덕이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최근 발표한 ‘2013년 OECD 교육지표’를 보면 공교육에서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비율은 13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교육부문에서 국가가 부담하는 비율은 4.8%밖에 되지 않아 OECD 평균인 5.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학부모들의 부담률은 2.8%로 OECD 평균인 0.9%의 3배에 달한다.

이는 교육에 엄청난 돈을 쓰고는 있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부담을 학부모가 짊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민간교육비 지출은 고등교육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 이상의 민간교육비 지출 비중은 72.7로 OECD 평균인 31.6%의 2배에 해당한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시와 입시 중심 교육의 폐해를 극복하는 새로운 교육체제, 또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제도가 실현되기 전까지 이런 숫자를 우리는 계속 보게 될 것이다.

이제 교육이 희망이 되고 교육으로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교육복지로의 전환은 이러한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교육의 기회마저 경제력과 사회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에서 온 국민을 함께 묶어낼 비전은 마련하기 어렵다. 그 동안 한국교육을 주도한 관료주의와 신자유주의 교육은 교육을 수단화했고, 이로 인한 경직된 경쟁은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줫다.

교육은 누구나가 향유하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교육 자체가 목적이 돼야 하고, 학교가 지역사회와 함께 하면서 민주주의가 숨 쉬는 곳이어야 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핀란드는 교육의 4대 기조가 문명의 가치’,‘평등’, 창의성’, ‘복지’라고 한다. 교육을 통한 진정한 경쟁력은 경제 원리와 다른, 교육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가운데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단지 명칭만을 바꾸는 차원이 아니라 교육 정책의 철학과 기조를 완전히 전환하는 것이다. 교육은 경제 등의 다른 분야에 의존 또는 종속되지 않고 고유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질 때 진정 행복해지고 교육력도 올라간다.

교육복지는 단순한 복지의 양적 확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영·유아 단계에서 평생 교육까지 모든 이들에게 질 높은 공교육을 제공하고 최소한 헌법에서 밝히고 있고 국민들이 열망하는 수준을 받아들여 이제는 영아부터 고등학교까지 완전한 무상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교육복지에 대한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초중등교육법에 법령적 근거를 두고 정립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재 사후 복구적으로 시행되는 교육 복지제도의 형태를 ‘사전예방적 모델’로 관점이 전환돼야 한다. 학생들이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공동체속에서 역량을 키우며 성장해갈 수 있도록 다양한 계기를 마련해 줘야 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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