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 지난해 비해 2배 이상 늘어

▲ 지난 22일 인천 남동구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한 시민이 금연 상담을 받고 있다 .ⓒ 신창원기자
'담뱃값 2천원 인상'과 공중 이용시설 금연구역 확대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해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각 구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등록자들에게 패치, 껌, 캔디 등 금연보조제를 제공하며 이들의 금연을 돕고 있다.

◇담뱃값 인상·금연구역 확대로 '새해 금연' 결심 많아

32년간 애연가였다는 남동구 만수동의 이태훈(52)씨는 "8~9년 전 1달 정도 금연을 시도했었는데 실패했다"며 "나이도 있고, 평소 혈압과 당이 있어 금연을 할 생각을 해 왔는데 내년부터 담배값 인상과 공공장소 금연이 시작돼 끊기로 결심했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도 많다"고 밝혔다.

남동구 장수동에 사는 최모(34)씨도 "다음 주 월요일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남동보건소를 방문해 금연클리닉을 받고 새해에는 담배를 끊어 볼 생각"이라며 "급여는 그대로인데 담뱃값만 올랐다. 제대로 거둬야 할 세금을 흡연인의 쌈짓돈으로 메우려 하는 것 같아 나를 포함한 주변 애연가들의 분노가 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서구 마전동에 거주하는 이모(32)씨는 "10여 년간 피우던 담배인데 하루 아침에 끊기는 어렵다"며 "새해가 되면 조금씩 줄이면서 끊어 볼 생각이다. 보건소에 금연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건소 금연클리닉, 평년 비해 2배 이상 등록자 ↑

지난 9월 정부의 담뱃세 인상 조치 발표 후 부평구보건소는 11월까지 석달동안 금연클리닉 등록자가 1천4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3백2명보다 174명 늘었다.

특히 9월에만 635명이 등록해 지난해 같은 달 289명보다 2.2배나 많았다.

부평구보건소 관계자는 "정부의 담뱃값 인상 확정과 내년부터 모든 음식점에서 담배를 필 수 없게 된 탓에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는 흡연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니코틴 중독은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끊기가 쉽지 않은 만큼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금연 의지를 높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구보건소도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80여 명이었던 것에 비해 24일 현재 98%가 증가해 이달 말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원래 담뱃값이 안올라도 12월과 1월은 바쁜 달인 데다가, 정부 발표까지 있어 증가 추세"라고 했다.

금연을 결심한 뒤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아가면 금연상담사가 1대1 개별상담을 한다.

혈압 측정, 신체 계측, 복부둘레 측정, 소변 내 니코틴 함량 검사, CO(일산화탄소)측정 등으로 흡연량을 계산해 개개인에 맞는 금연 노하우를 알려준다.

니코틴 패치나 니코틴 껌, 캔디 등을 무료로 지급하며, 1주일 당 1회 방문 또는 전화 및 문자로 6개월간 관리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10명 이상 신청한 사업장을 찾아 금연을 홍보하는 '이동금연 상담'도 하고 있다.

한 보건소 금연클리닉 상담사는 "술자리, 스트레스, 기상, 식후 등 흡연 욕구를 강하게 느낄 때가 개인별로 다양하다"며 "상황별로 맞춰 상담해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절마다 분위기를 타는 데, 연말 연시에는 등록자도 많고 금연 성공율도 높은 편"이라며 "여름철이나 휴가철, 입학금을 내야 하는 3월 초 같은 경우는 금연클리닉 방문을 제 때 하지 않아 금연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마음이 복잡하지 않고 비교적 한가로울 때 금연을 결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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