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동소방서 서창119안전센터장 소방경 김호진
주택용소방시설 설치로 화재로부터 안전한 가정을 만들자!
다사다난 했던 병신년 한해가 가고, 정유년 새해가 밝아왔다. 새로운 시작을 향한 설렘과 기대 속에, 많은 이들은 가정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새해에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무엇보다 컸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요즘시대에, 사고란 워낙 복잡·다양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그 누구도 쉽게 예측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겨울철은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겨울철이면 뉴스, 신문 등을 통해 빈번하게 화재사고 소식을 접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우리는 가족이 매일 함께하는 공간인 ‘주택’에서의 화재가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5년간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전체 8,727건의 화재를 분석한 결과 주택화재는 2,187(25.1%)건이었으며, 주택 화재로 발생한 사망자는 41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사망자 71명 중 절반을 넘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밤 11시에서 새벽 5시 사이로 심야 취약시간대에 발생하였으며, 이는 화재발생을 조기에 인지하지 못해 유독가스를 흡입하여 사망하거나, 인지를 하더라고 초기소화를 할 수 있는 소화기조차 비치되지 않아 초기진압에 실패하여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주택에서 화재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택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비치하는 것이다. 소화기는 초기 화재 시 소방차 1대의 위력과 맞먹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발생 시 연기 또는 열을 감지해 알림으로써 인명 및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는 주택안전에 꼭 필요한 소방시설이다.
화재는 골든타임을 기점으로 화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하여 질식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단독경보형감지기로 화재를 초기에 인지하여 인명피해를 대폭 줄이고, 소화기를 사용해 초기 소화를 실시하여 큰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감지기 1개, 소화기 1개를 포함한 주택용 기초소방시설 설치를 과거부터 법제화 해 화재피해 저감에 효과를 보고 있다.
주택용 기초소방시설 보급률이 1989년 전체 주택 중 35%정도였던 영국은 꾸준한 홍보와 설치사업 추진으로 2011년에는 88%에 달했고, 같은 기간 주택화재 사망자는 642명에서 294명으로 54%가 감소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방시설법을 개정하여 신축이나 증축하는 주택은 2012년부터, 기존 일반주택은 2017년 2월 4일까지 모든 주택에 소화기 1개, 감지개 1개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설치대상은 단독주택·다가구주택·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이며, 설치기준은 소화기는 각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방과 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설치하여야 한다. 구입은 인터넷 매장 또는 대형마트, 인근 소방기구 판매점 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화재예방만큼 화재가 발생했을 시 초기에 발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겨울, 위급한 순간에 본인과 가족을 위해 생명의 알람을 울려 줄 기초소방시설을 설치해 평온하고 즐거운 새해를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