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보수입니까?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 이후 혁명의 급진성과 폭력성을 기준으로 생겨난 보수와 진보는 400년이 지난 지금에까지 편을 가르는 용어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보수는 전통과 점진적 개혁을 중요시하고, 진보는 계몽주의와 함께 성장하여 사회적 평등, 복지국가, 노동자의 권리 등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현재에 있어서는 경제, 정치, 국제관계를 기준으로 각 진영이 추구하는 바가 현격히 차이가 난다.
보수(conservative)는 정치적으로는 과거의 경험과 전통을 존중하고, 경제적으로는 자유시장 원칙을 지향하며, 사회적으로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반면, 진보(progressive)는 정치적으로는 과거와 달리 미래를 준비하려는 노력을 가지고, 경제적으로는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고 국가의 개입을 통한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며, 사회적으로는 기존 질서를 개선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수 세기가 지난 지금도 보수와 진보의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얼마 전 치러졌던 대통령 선거 같은 큰 이슈가 있으면 더욱더 그러하다.
보수와 진보를 교과서적으로 논의하고 학문적인 검토는 있을 수 있겠으나, 한 사람을 두고 편을 갈라가며 명확히 분석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미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글로벌 시티즌 세대인 20대에게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지난 진보정권의 군가산점제 폐지 정책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20대 남성들이며, 다시 진보정권이 탄생하면 더욱 피해를 당할 것이라는 말을 미디어로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전달한 결과, 서부지법 폭동이라는 사태가 야기되었다.
안 그래도 불안한 미래와 부모 세대보다 더 혹독한 글로벌 경쟁을 겪고 있는 그들에게, 따듯한 위로와 격려는커녕 이러한 불합리를 폭력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부추김을 기성세대들이 앞장섰다.
지금이 18세기 혁명 시대인가, 사법부를 폭력으로 장악하려는 시도가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행동인가.
어느 순간부터 우리 국민은 빨간색과 파란색 혹은 노란색으로 정치적 그룹화에 자연스레 편입되었다.
정치적 그룹화에 따라 다른 색을 무조건 비난하고, 헐뜯을 거리 찾기에 몰두했다.
보수라 해서 미래를 준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사회적 질서의 개선에 무관심하지 않다.
또한 진보도 과거의 경험과 전통을 무시하지 않고,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에 관심 없지 않다.
이미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논쟁은 의미가 없어졌으며, 한 인간을 그런 잣대로 정의할 수 없다는 말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도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레 살아가는 시대다.
외모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국민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수 없는 시대에 정치인들은 더 이상 철 지난 논쟁으로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보수와 진보의 논쟁은 정치집단에서 패거리로 추락을 가져올 것이다.
세계 최강대국조차 관세를 올린다. 방위비를 더 내라 하며, 체면이고 뭐고 집어던지고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존하고 나아가는 단합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것에 최선을 다할 때다. /=강양규 넥스트 주식회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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