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가능성을 위한 ESG 경영이 확산함에 따라 시대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이 바빠지고 있다.
공공입찰, 거래처 계약, 은행 대출 조건에서도 ESG 경영 여부가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ESG 경영 도입 초기, 대기업이나 체면치레로 하는 이미지 메이킹 정도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존을 위해 중소기업도 준비해야 하는 사항이 돼버렸다. 과거에는 품질과 납기, 가격 경쟁력이 성장의 중요한 요소였다면 앞으로는 규모를 따지지 않고 모든 기업이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필수적인 사항이란 뜻이다.
ESG는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자이다. 즉 기업이 단순히 이익을 내는 것을 넘어서서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는 경영방식이다.
Environmental(환경) 분야는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감축, 폐기물 저감 같은 요소가 있다. Social(사회) 분야는 노동자 복지, 안전, 다양성, 지역사회 기여 등을 포함한다. Governance(지배구조) 분야는 이사회 운영, 회계 투명성, 윤리 경영 등이 핵심 항목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LED 조명 도입, 친환경 포장재 도입, 종이 영수증 줄이기 등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ESG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시행되고 있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하도급 계약에 공정거래 조항을 삽입, 클레임 기록 및 대응 체계화, 업무일지 자동화를 시행하고 있다. 사회 분야에서도 지역 봉사 등의 방안을 진행하고 있으나 장애인 고용 분야에 있어서는 유독 시행이 더디다.
비장애인과 동일한 업무능력을 가진 장애인 취업예정자는 찾기 어려워 추가 가점을 부여하거나 장애인만 뽑는 제한 경쟁방식까지 도입하고 있으나 구인난은 여전하다. 일부 기업들이 사내 카페에 바리스타, 시각장애인 안마사 배치, 장애인오케스트라 설립 등의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비장애인과는 차별되는 직무로 지속 가능한 고민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장애인 고용 컨설팅 성과공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노력은 본보기가 될 만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인사부서 및 각 사업본부, 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직무개발 워크숍을 실시해 장애 감수성 향상과 장애인 고용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중증 장애인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의 문제점을 극복해 고학력 인력 중심에서 중증 및 중·고령 위주의 채용으로 전환한 결과 장애인 직원의 구성 범위가 지적, 정신, 뇌 병변 등 다양한 중증 장애인으로 확대됐으며 2019년 1.92%에 불과했던 장애인 고용률이 2024년 고용 의무 인원을 초과해 고용부담금 0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얻었다.
장애인 고용뿐만 아니라 1억5천만 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절약하는 효과를 달성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컨설팅도 실시해 계단과 이동통로 등에 경사로와 핸드레일을 설치하고 연구원 내 설치된 과속방지턱을 제거하거나 교체하는 등 장애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편의시설을 구축했다.
자원, 자본, 노동으로 분류되는 생산의 3요소 중, 노동 분야는 시장경쟁력이라는 핑계로 가장 발전이 더뎠다. 생산성이 강조되는 시대, 비장애인이 받는 처우가 뒤처질 때, 장애인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AI가 비장애인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시대는 어떤 차별이 발생할지 예상조차 두렵다.
ESG 경영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기업평가 기준이자 성장의 지침이다. 기업이 알아서 잘하면 좋겠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 당장 불필요한 요구를 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점수만 맞추려는 기업들이 지속 성장하기 어려울 것은 자명하다.
혼자만 잘나가려는 기업은 빨리 지치기 마련이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같이 가기 위해 먼저 고민하는 기업이 지속 성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