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년기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신체적 변화에서 시작된다. 신체적 변화는 심리적·정신적 변화를 동반해 40~50대는 일상의 여러 측면에서 적응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시기의 적응이 이후의 건강한 삶을 좌우하기 때문에 현명한 준비와 대처가 필요하다.
갱년기 증후군은 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신체와 정신이 복합적으로 변화를 겪는 부적응 현상이다.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보통 5~8년 동안 지속된다.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여성은 평균 50세 무렵 난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며 증상이 두드러지고, 남성은 30대 후반부터 매년 1%씩 감소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정 수준 이하가 되면 50~65세 사이에 다양한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여성의 약 60%는 급성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을 경험한다. 안면홍조, 발한, 체온 변화가 흔하고 약 20%는 수면장애 등으로 일상에 큰 불편을 겪는다. 심한 경우 피로감, 불안, 우울, 기억력 저하가 동반되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이나 분노조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남성은 개인차가 크다. 대다수는 증상을 잘 인식하지 못한 채 근육량 감소, 근력 약화, 내장지방 증가, 만성 피로, 빈혈, 발한, 우울, 불면증, 탈모, 골밀도 감소, 심장질환 등을 겪는다. 성기능 감퇴와 기존 질환 악화도 흔하다. 단순한 노화로 치부해 방치하면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여성보다 더 위험하다.
갱년기의 근본 원인은 호르몬 변화다. 생식기 퇴화로 호르몬이 줄면 성기능 저하뿐 아니라 기초대사량 감소, 당뇨·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위험 증가, 수면패턴 변화, 스트레스 저항성 저하, 근골격계 불안정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갱년기는 단순히 성호르몬 수치로만 판별하기보다는 평생건강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함께 평가하고 생활 전반에 맞춘 대처가 필요하다.
호르몬 보충요법은 신체적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내막암, 남성은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치료 여부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
갱년기 극복과 평생건강관리를 위해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가족의 정서적 지지를 바탕으로 규칙적인 수면, 운동, 금연, 절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주 3회 이상, 매회 2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장과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실내 자전거, 빠른 걷기, 수영 등 전신운동이 효과적이다.
식이 관리도 필요하다. 굴, 게, 새우, 콩, 깨, 마늘, 부추, 토마토, 양배추, 브로콜리 등 단백질과 신선한 지방,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이 좋다. 여성에게는 콩, 두부, 등 푸른 생선, 버섯, 견과류, 자두, 석류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유제품 등 고칼슘 식품과 칼슘제를 섭취하고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술과 탄산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중년의 어느 날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전문가 상담과 검진을 시작하자. 갱년기 증상은 적극적인 관심과 치료, 그리고 생활습관 관리로 평생건강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인하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연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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