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많고 놀기를 좋아하고 편한 일을 좋아 할 20대들이 중환자실에서 환자사랑으로 아까운 청춘을 반납해

중환자실은 수간호사의 책임 하에 2-30대 간호사 8명이 휴일도 잊은 채 3교대로 운영되고 있었다. 응급실과 병동에서 위급으로 올라오는 환자로 중환자실은 언제나 만원이었다.

중환자실 환자들은 대부분 깊은 병마와 싸우며 생사의 갈림길에서 간호사들의 지극한 간호로 연명하고 있는것 같았다.

백세를 맞은 어르신은 생신임에도 중병치료를 받고 있는 터라 장수축하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간호사들의 “할머니 백 살이세요? 우와~ 정말 축하드려요.”“할머니는 애국자세요.”라는 간호사들의 축하의 인사말로 하루를 넘기고 있었다.

간호사들은 늘 환자들을 보살피며 대소변으로 오염된 기저귀를 쉴 틈 없이 갈아주었고, 와상환자는 혹시 욕창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늘 분주해 보였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대부분 노인환자로 폐렴과 천식, 호흡곤란 등으로 스스로 가래를 뱉지 못해 그렁거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때마다 간호사들은 흡인간호를 제공해 호흡을 용이하게 도왔으며, 간호사들의 혼연일체로 제공하는 지극한 돌봄과 간호에 가슴 깊은 곳에서 존경하는 마음이 절로 솟구쳤다.

40대 초반의 수간호사는 “간호사나 호스피스봉사자들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간호하기 때문에 큰 애로사항은 없지만, 치매어르신이나 갑작스런 입원으로 중환자실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여 심리적 불안과 혼돈상태를 나타내는 환자를 돌볼 때가 난감하고, 낙상예방을 위해 환자의 신체를 억제할 경우가 너무 안타깝고 힘들어요.” 라며 애로사항을 털어 놓았다.

고령사회를 증명하듯 환자들은 대부분이 칠순, 팔순이 넘은 어르신들이다.

노인을 공경하는 서비스마인드 없이는 간호를 베풀기가 어려울 듯했다.

3년차 김00 간호사는 “세심하게 환자를 보살펴 고통을 덜어 줄 수 있을 때 보람을 느껴요.”라고 말하면서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일 때 간호사들의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잠 많고 놀기를 좋아하며 궂은일보다는 쉽고 편한 일을 좋아 할 20대들이나 이를 뒤로하고 중환자실에서 환자들과 함께 하면서 밝은 모습으로 희망을 안겨주는 그 넉넉한 모습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중환자실 간호는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그런 일은 아닌 듯했다.

“오랫동안 자신의 청춘을 바쳐도 아깝지 않게 느끼는 것은 내 가족, 내 부모처럼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젊은 간호사들이 환자를 간호하며 스스로 만족하고 자부심을 갖는 모습을 볼 때 너무나 대견해 저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고 수간호사는 힘주어 말했다.

오직 환자간호를 위해 청춘을 반납한 중환자실의 백의의 천사들.

이들이 있기에 적십자병원이 존립하는가 보다.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인천적십자병원은 1956년 설립된 종합병원으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사랑과 봉사라는 적십자의 인도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따뜻한 마음과 정성으로 진료하고 있다.

현재는 11개 과목 156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 북한이탈주민, 다문화가족, 독거노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에게 무료진료 및 검진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소외되기 쉬운 지역주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써의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인천적십자병원은 지역주민의 질병예방, 치료, 재활뿐만 아니라 환자와 가족이 질병의 치료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상담과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 공헌에 힘을 쏟고 있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오늘도 적십자의 이념인 인도주의 실천을 위해 환한 미소로 환자간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는 젊은 간호사들이 희생한 청춘과 함께 하기에 더욱 값질 수밖에 없다.

중환자실 수간호사는 오늘도 동료간호사들과 고충을 나누며 “나의 친절은 환자사랑, 우리의 친절은 병원사랑!”이라며 힘들어 피로에 지친 그들을 독려해 주는 그녀의 헌신적사랑이 타의 본보기가 되어 중환자실 책임자인 수간호사는 직원조회때 병원측으로부터 단체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지역거점병원인 인천적십자병원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위해 중환자실은 오늘도 쉼 없이 돌아가는 시계바늘처럼 여념이 없는것 같았다.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젊음을 불사르는 중환자실 9명의 간호사와 5명의 호스피스봉사자들이 보여주는 사랑의 손길은 이곳을 거쳐 가는 모든 이의 마음속에 고이 간직될 것이다.

오늘은 때 아닌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르신 밖에 비가 와요.”라며 정성어린 말로 많은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사랑은 여성으로서의 모성본능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변함없는 환자사랑으로 중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의 주인의식은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곁을 지키는 사랑의 백의천사로 아까움없이 청춘을 반납하고 있는 모습에 머리 숙여진다.

젊은 나이에 오직 환자 사랑으로 밤잠을 못자도 좋다는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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