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작가 박관욱 인천신세계갤러리서 작품전
‘소통’은 박관욱 작업의 핵심이자 그의 창작의지이다. 그가 만든 드로잉 오브제는 선명하게 ‘철학하기’로 기능한다.
인용, 차용과 더불어 순수한 행위로써 만들어낸 선과 오브제는 문자나 언어와 같은 ‘기호로 철학하기’의 상대적 빈곤과 태생적인 한계를 드러낸다.

작가가 평면 위에 펼쳐놓은 기원을 추측하기 어려운 문자들은 경험과 역사를 공유하는 우리도 정확하게 독해할 수 없지만, 안드로메다에서 온 이들도 읽어낼 수 있는 우주적인 표준어가 내재되어 있다.
이런 범용적인 작업 과정에서 탐험가로서 시간을 오르내리며 거시, 미시세계에

작가는 ‘태양의 식탁’ 주제로 완성된 작품을 재생, 재조합하여 탄생시킨 ‘편곡된 음악’과 같은 작품들과 캔버스의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작품세계통해 윤리적 생명체와 소통을 시도했다.
박관욱의 오랜 작업은, 시각예술은 철학을 하는 데 있어 효율적이고 유의미한 방법이며 철학적 사유는 시각예술창작의 본질적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 작업의 재생과 차용, 인용으로 자가증식 하는 것은 박관욱 작업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진화의 방향은 하나의 오브제에서 머물거나 끝맺음 하지 않고 다른 작품과 시리즈로 갈래 쳐지며 전염된다. 각각의 작품이 자유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개별적이면서도 일맥상통하는 이유다.
그들 대부분은 이란성쌍생아 혹은 샴쌍둥이이거나 최소한 형제부모관계이다. 변이의 연속성은 작업실을 떠나 하얗게 표백된 갤러리 공간으로 가서도 마치 뿌리가 튼튼한 식물과 같이 여전히 자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전시작품 ‘태양의 식탁 #5O6C’의 부분인 살아있는 식물 화분은 이런 생각의 우의적 표현으로도 읽힌다.
박관욱은 작업의 목표를 특정한 형식과 영역에서 재능과 감각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두지 않는다. 정상에서 이루어야 할 어떤 추상적 가치를 두고 끊임없이 재도전하는 시지프스의 고된 형벌로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완성과 완료를 유보하며 마치 정립된 핀을 부수어 원점화하는 볼링게임같이 세상과 작가 스스로가 공들여 세운 관념과 목표를 흩트리는 과정의 통쾌함을 즐긴다.
이 놀이는 세상을 향한 투지가 아닌 농담과 위트의 힘을 가지고 한다. 과장, 축소, 변형, 해석과 재해석, 패러디를 넘나든다.
‘태양의 식탁’은 최소한의 윤리를 상징한다. 그 윤리는 작가의 말대로 ‘참으로 진부한 개념’이지만 현실과 세태의 아귀다툼을 비추어 되새겨 볼만하다. 자연인으로서 박관욱의 윤리적 상식은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보다 흥미롭고 행복한 삶에의 희망을’ 그리지만, 정치적 언설로 세상을 현혹하거나 일방적 연설로 열린 문들을 닫지 않는다.
역시나 예술로 ‘철학하기’라는 보다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는 것으로 돌아간다. 고로 전시장에서 그의 작품은 장식적인 액자에 담길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갤러리는 ‘태양식탁 만들기’ 전시회 기간 매주 토요일 어린이 대상 미술 클래스를 운영한다.
☎ 430-1157~8
[인천뉴스=유승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