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시인마을 발행인

안희환/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유명한 작가라고 해서,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는 작가라고 해서 다 훌륭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코 이야기'를 쓴 요코 가와사마 왓킨슨이 얼마나 심한 거짓말쟁이인지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다. 이다 작가의 책 '요코 이야기의 진실을 찾아라'를 통해서이다.

아무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 예리하게 지적을 하는 이다 작가의 책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며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다 작가는 실화라고 주장한 '요코 이야기'의 거짓말들을 정확하게 지적해내고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함경북도 나남의 대나무 요코 가와사마 왓킨슨은 자신의 책에서 대나무 이야기를 많이 꺼낸다. 책 표지에도 사람 키보다 큰 대나무가 그려져 있다. 요코의 집은 대나무 숲 안에 있으며 하교 길에는 개울을 건넌 후 곧바로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 집까지 달려갔다고 한다. 요코 모녀는 대나무 숲을 지나 오빠를 배웅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상 함경북도 나남에는 대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날이 너무 춥기 때문이다. 아열대 식물인 대나무는 한국의 남부 지방에서나 자랄 뿐 추운 지방인 나남에서 살 수 없는 것이다. '요코 이야기'의 미국 판 원 제목이 '대나무 숲 너머'이니 제목부터 실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2) 1945년 7월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폭격 요코 가와사마 왓킨슨은 자신의 책에서 미군기가 하루도 빠짐없이 나남 지역을 폭격했다고 묘사했다고 한다. 덕분에 2주 동안 하룻밤도 못 잤다는 것이다. 한 여름 무더위에도 불빛을 막기 위해 창문을 모두 천으로 가려야 했는데 그 역시 미군기의 폭격에 불빛이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날이면 날마다 공습경보가 울렸는데 집에 있을 때는 비상 배낭을 움켜쥐고 대피소로 뛰어들었고 야외에 있을 때는 땅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 1945년 7월에 미군기는 한국을 공습한 적이 없다. 북한 지역에 미군의 공습이 있었던 것은 5년 후인 1950년 한국전쟁 때의 일이다. 더구나 1945년 무렵 태평양에서 발진한 B-29 폭격기의 비행거리는 한반도에 미치지 못했는데 그보다 먼 북한 지역에 폭격을 가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요코 이야기'는 이 점에서도 거짓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3) 1945년 인민군의 존재 여부 요코 가와사마 왓킨슨은 자신의 책에서 1945년 7월에 북한 인민군을 수 차례 목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때의 인민군은 군복을 입고 훈련은 물론 검문까지 할 정도로 완벽한 정규군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미군의 폭격을 피해 나남을 떠난 요코 모녀가 인민군의 집요한 추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세 인민군 병사가 16살인 요코의 언니에게 성폭력을 저지르려고 했는데 마침 그들이 공습을 받아 죽는 바람에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그런데 실상 1945년 7월에는 인민군이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1945년 7월이면 아직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지 아래에 있을 때이다. 식민지 지배를 받고 있는 나라에 훈련된 정규군이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민군은 1948년 2월에나 창설된다. 그나마도 아직 일제 아래 있기에 제대로 훈련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3년 후에나 창설되는 인민군을 미리 보았다고 하니 얼마나 거짓인가?

4) 일본인 소녀들에 대한 보복과 강간. 요코 가와사마 왓킨슨는 자신의 책에서 한국인들이 서울에서 일본 소녀들을 강간했다고 밝히고 있다. 일제 아래서 해방이 되자 그 동안 당한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그 같은 행동을 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요코 자매는 남장을 해야만 했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도 남자들처럼 서서 볼일을 보느라 옷이 다 젖고 말았다고 한다.

그런데 실상 해방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복수의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다. 일본이 항복한 후에도 여전히 치안을 장악하고 있었던 것은 일본군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본에 진주한 미군 사령부가 한국까지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미군 사령부가 일본군에게 절대 한국인에게 부장해제 당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간을 당한 것은 위안부 소녀들인데 일본 소녀들이 강간을 당했다고 쓰고 있으니 요코 가와사마 왓킨슨의 책은 얼마나 거짓으로 가득한가? 문제는 '요코 이야기'가 이렇게 거짓으로 가득 찬 책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큰 반응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요코 이야기'는 1986년 뉴욕 타임즈에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같은 해 미국 영문학 교사 위원회로부터 '요코 이야기'는 “교사가 선정한 가장 좋은 책 수상”을 했다. 그 뿐이 아니다. '요코 이야기'는 1999년에 보스턴 라이브러리 추천도서가 되었다. '요코 이야기'를 읽은 미국의 어린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가지게 되는 반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거짓으로 가득한 책을 써서 그것을 실화라고 속이는 요코 가와사마 왓킨슨은 정말 작가로서 기본적인 양심조차 저버린 사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비록 '요코 이야기'가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그 책으로 인해 요코 가와사마 왓킨슨이 평화의 사도라도 되는 양 박수갈채를 받았지만 진실이 알려지면서 그 가면이 벗겨지고 있다.

엄청난 역사 왜곡을 정부 차원에서 벌일 뿐만 아니라 이렇게 작가까지 합류하여 힘을 실어주고 있으니 참 잘 뭉치는 일본인가 보다. 그러나 거짓으로 덧칠한 역사는 언제고 그 진면목을 드러내게 되어있고 주변 나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된다.

어리석은 역사 왜곡보다는 진실을 드러내고 마음이 담긴 사과를 한 후 미래를 함께 모색해나가는 것이 두 나라를 위해,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