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드윅 송도 모델 벤치마킹해 외국인 큰 투자 없이도 학교운영 가능
-사업 추진 과정에서 논란 가능성도

영종도 미단시티 초창기 모습. 
영종도 미단시티 초창기 모습. 

인천뉴스 김종국 기자 ❚  "이제 앞으로 공모절차를 통해서 그 결과를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유정복 인천시장, 지난 6월 시의회 본회의에서)

"이 사업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공모를 하면 그 결과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윤원석 인천경제청장, 지난 6월 시의회 상임위에서)

최근 영국 명문(名門) 유치 실패로 지역 주민들과 큰 갈등을 겪은 인천시・인천경제청 수장이 각각 시의회에 나와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학교용지에 국제학교를 '수의계약'이 아닌 '국제공모'를 통해 유치하겠다고 자신있게 밝힌 말이다.

인천경제청은 4개월 만인 이달 14일 '미단시티 외국학교법인 선정 공모'를 정식으로 공고했다.

공고 전까지 유정복 인천시장의 결단이 요구됐던 것으로 보이며, 윤원석 청장은 취임 이후 해외에서 가진 IR활동을 통해 영국 등 최소 1곳 이상의 학교에서 확실한 LOI(의향서)를 확보해 이번 공모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 시장의 결단이 요구된데는 이번 공모가 '수의계약 논란'과 마찬가지로 자칫 외국학교에 대한 '특혜 논란'을 불러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사업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인천시)이 부담하기로 한 학교 건립비용의 출처 논란도 발생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실제 이번 공모에는 ▲인천도시공사가 학교 부지 제공 ▲인천경제청이 주요 시설을 건립 ▲건물 준공 후 5년간 무상 임대 등 파격적 혜택이 열거돼 있다.

외국학교법인의 학교 부지와 교사 확보 등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과 1천500억 원 이상의 자본 조달에 대한 부담을 '통째로 덜어 낸 조치'로 해석된다.

미단시티 외국학교법인 선정 공모 내용 중 제5조 사업구조. 인천뉴스 포토
미단시티 외국학교법인 선정 공모 내용 중 제5조 사업구조. 인천뉴스 포토

이에 대해 인천시・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iH)는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 요구 반영과 고전하는 미단시티 부동산 및 투자유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 청장이 앞서 언급한 '현실화가 가능한 공모, 채드윅의 벤치마킹'을 통해 미단시티 학교용지의 해법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채드윅 당시는 어땠나.

캐나다 벤쿠버 국제학교 설립에 실패한 인천경제청은 2009년 11월 미국 사학재단 채드윅과 학교 운영협약을 맺었다.

이후 2010년 9월 송도국제업무단지 7만1천403㎡의 터에 채드윅인터내셔널스쿨송도(Chadwick International School Songdo)를 빠르게 개교했다.

당시 '허허벌판' 국제업무단지에 이 사업이 실현될 수 있었던 데는 송도 개발을 맡고 있던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의 합작사 NSIC가 학교 건립을 위한 각종 공사대금과 운영비 등 1천500억 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 돈은 이 일대 아파트와 주상복합시설 분양수익금에서 나왔다.

여기에 NSIC는 최초 5년간 5층짜리 이 학교 건물을 동 별로, 매분기 25만 원의 임차료를 받고 임대해 줬다.

건물도 다 지어주고 임대료도 거의 받지 않는 상황에서 이 학교의 수업료는 수 천만원에 달했다.

채드윅 사학재단은 2020년께 건물의 소유권 확보했고 더 이상 임차료를 낼 필요가 없어졌다.

이 같은 특정 학교에 막대한 지원은 당시 '통상적 지원의 100배', '선거를 앞둔 무리한 개교', '특혜 제공'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천경제청은 '국내에서는 성공 사례가 없는 국제학교 공모'를 실현 가능하도록 추진하기 위해 이번에 다시 한 번 파격적 사업구조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땅 주인인 인천도시공사는 인천시 중구 운북동 1280-4~6번지 일원 교육연구시설 9만6천93㎡의 터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인천경제청이 학교, 부대시설, 기숙사 등을 건립해 외국학교법인에 5년간 무상으로 임대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시 중구 운북동 1280-4~6번지 일원 교육연구용지 2만9천 평. 인천경제청 포토
인천시 중구 운북동 1280-4~6번지 일원 교육연구용지 2만9천 평. 인천경제청 포토

여기에 무상임대 기간이 종료되도 추가 3년간은 건물평가액의 1.5% 수준에서 임대료를 지급하면 된다.

또 무상임대 후 7년째 되는 해부터는 도시공사 및 경제청과 토지와 건물에 대해 매입을 협의할 수 있고, 매입을 원하지 않더라도 임대요율 5% 내에서 건물을 지속 사용할 수 있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28일 송도G타워에서 사업자들을 상대로 공모설명회를 열고 내년 1월 10일 사업참가신청서를 받는다.

내년 1분기 중 사업제안서 적격성 평가를 거쳐 3월 전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영종도 국제학교 개교 목표는 2028~2029년이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개발 장기화에 대한 기존 수분양자 및 지역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2022년부터 진행한 국제학교 유치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교 유치는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지던 기존 사례에서 벗어나 국제 공모를 통한 국내 첫 성공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명문 학교 선정을 위해 역사, 명성, 졸업생 현황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이번 공모 지침에 반영했고, 앞으로 들어설 국제학교가 영종국제도시 발전을 견인하고 영종 주민의 자랑이 될 수 있는 학교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인천에는 송도국제시에 채드윅과 칼빈매니토바 국제학교가, 청라국제도시에 달튼외국인학교가 있다.

 

저작권자 © 인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