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사업본부 전경. 상수도사업본부 포토
상수도사업본부 전경. 상수도사업본부 포토

인천뉴스 이정규 기자ㅣ인천지역 상·하수도 공사를 둘러싼 전문건설업계의 구조적 병폐가 드러나고 있다.

정상 업체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장비와 인력조차 없는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들이 공공 공사 입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인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지역에서 상·하수도 공사업(전문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업체는 400여 곳에 달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실제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업체는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상당수는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공공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은 뒤, 공사를 ‘턴기’ 방식으로 통째로 넘기는 불법 하도급 관행이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입찰은 페이퍼컴퍼니가 따내고, 실제 시공은 또 다른 업체가 맡는 구조로, 공정 관리와 안전, 품질 확보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한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내부 지침을 마련해 계약 공사에 대한 점검을 강화했다. 

실질적인 장비 보유 여부와 공사 수행 능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관리에 나섰고, 그 결과 일부 페이퍼컴퍼니로 보이는 업체들이 스스로 공사 면허를 반납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대한전문건설협회를 통해 “현행 법적 계약 기준에는 장비 보유 의무가 없다”며 점검이 과도하다고 반발했고,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관련 법령과 계약 기준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다만 상수도사업본부에는 수사·조사 권한이 없어 페이퍼컴퍼니를 직접 가려낼 제도적 한계도 분명하다.

업계에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지침이 완화되면 페이퍼컴퍼니와 불법 하도급을 키우는 꼴”이라며 제도를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하수도 공사는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공공 인프라다. 입찰만 따내고 공사는 넘기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내부지침으로 기준을 강화해 운영해 왔지만, 최근 전문건설협회에서 기준 재검토 요청이 있었다"며 "내부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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